
‘작은 거인’ 정수빈(두산)의 피에는 ‘스타 DNA’가 흐른다.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S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짓는 홈런을 치고 MVP로 선정된 정수빈이 부상으로 받은 자동차 앞에 서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KS MVP 정수빈의 ‘스타 DNA’
키 175cm 앳된 얼굴에 ‘수빈어린이’ 별명
KS 타율 0.571 1홈런 5타점 6득점 맹활약
손가락 부상에도 극적 홈런쇼 스타성 입증
키 175cm, 몸무게 70kg. 야구선수 정수빈(25·두산)의 체격은 크지 않다. 소년을 연상시키는 앳된 얼굴 때문에 ‘수빈어린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그러나 작다고 얕보면 큰 코 다치기 십상이다. 큰 경기에서 누구보다 강해지는 작은 거인, 손가락 부상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홈런포를 쏘아 올릴 수 있는 당찬 선수이기 때문이다. 2015년 한국시리즈(KS) 우승컵을 들어올린 두산의 스타도 정수빈이었다. 정수빈의 피에는 ‘스타 DNA’가 흐른다.
● 후반기 2경기 결승타부터 시작된 정수빈쇼!
정수빈의 후반기 활약은 포스트시즌(PS)의 예고편에 불과했다. 그는 가을잔치가 시작되자 ‘물 만난 고기’마냥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그는 PS를 시작하면서 “나 같은 선수가 큰 경기에서 홈런을 쳐야 상대가 더 아프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결국 상대팀을 가장 아프게 한 선수가 됐다.
● PS 타율 0.353, 12득점, 9타점…KS MVP
정수빈은 준플레이오프(준PO)에선 저조했다. 그러나 PO(타율 0.350·5득점·2타점)부터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KS에선 무려 타율 0.571(14타수 8안타)에 1홈런 5타점 6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KS 1차전에서 번트를 대려다 투구에 손가락을 맞아 여섯 바늘을 꿰매는 부상을 당했음에도 3차전부터 다시 방망이를 쥐는 투혼을 발휘했다. KS 5차전에선 팀의 우승을 확정 짓는 3점홈런을 포함해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폭발했고, 결국 KS MVP를 거머쥐었다. 극적인 홈런 한 방으로 KS 내내 활약한 동료 허경민을 누르고 MVP를 차지한 것이다.
큰 경기에서 정수빈의 스타성은 이미 여러 차례 증명됐다. 대표적으로 2010년 시리즈 전적 1승2패로 쫓기던 롯데와의 준PO 4차전에서도 9회 극적인 3점홈런을 치며 리버스 스윕의 발판을 마련한 바 있다. 그는 “원래 큰 경기에 집중을 잘하는 스타일”이라며 웃고는 “(김)상수(삼성)는 우승반지를 양보할 때도 됐다. (허)경민이도 잘했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내가 이겼다”고 당당히 말했다. 당찬 정수빈 덕분에 두산은 14년 만에 KS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