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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장원준-허경민 (오른쪽). 스포츠동아DB
‘프리미어 12’ 최종 엔트리에 8명 포함 최다
추가 발탁된 장원준·허경민 등 컨디션 최고
두산이 없었다면 대표팀을 꾸리지도 못할 뻔했다. ‘2015 프리미어 12’에 출전할 야구국가대표팀 최종 엔트리 28명 가운데 8명이 올해 한국시리즈(KS) 우승팀인 두산 선수로 구성됐다. 무려 30%에 가깝다.
포지션별로 면면도 다양하다. 투수 장원준 이현승, 포수 양의지, 내야수 오재원 김재호 허경민, 외야수 김현수 민병헌까지 고르게 포진해있다. 맨 처음 발표된 최종 엔트리에 총 6명이 포함됐을 때도 이미 최다였다. 그런데 이후 삼성 선수들이 엔트리에서 제외될 때마다 대체자로 어김없이 두산 선수들이 발탁되면서 숫자가 더 늘어났다. KBO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적은 없지만, 역대 국가대표팀 가운데 한 팀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배출한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
물론 반대로 부작용이 생길 수도 있다. 두산 선수들은 사상 첫 144경기 시즌을 마친 뒤 곧바로 준플레이오프(준PO) 4경기와 PO 5경기, KS 5경기를 치렀다. 포스트시즌 기간 내내 우승에 대한 일념으로 심신의 힘을 다 쏟아 부었다. 특히 양의지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미세골절돼 진통제를 맞아가며 KS를 뛰었다. KS 종료 후 일주일 만에 펼쳐지는 프리미어 12 개막전에서 선수들이 KS의 경기감각을 이어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래도 여전히 기대치는 높다. 장원준, 양의지, 이현승, 김재호, 허경민은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정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모두 군 대체복무 혜택 없이 병역의무를 마친 선수들이다. 그런데도 이들은 하나같이 오랜 꿈이었던 태극마크를 달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감격스러워했다. 단골로 태극마크를 달아온 선수들이 느끼지 못하는 열정을 마음에 품었다. 승리에 대한 열망은 늘 예상보다 더 위대한 결과를 불러온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