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화 3일 확정고시] 靑, 논란 매듭짓고 민생전념 의지… 황우여 직접 기자회견 ‘정면돌파’
교육부가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당초 예정보다 앞당겨 확정고시하기로 한 것은 국정화 논란이 예상보다 훨씬 커지고 있어 이를 빨리 잠재우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찬반 의견 수렴과 관계없이 청와대가 이미 국정화 방안을 굳힌 만큼 시간을 더 끌 필요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는 3일 역사 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전자관보에 확정고시하는 동시에 황교안 국무총리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전면에 나서 국정화 결정의 배경과 필요성을 거듭 강조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일단 확정고시가 이뤄지면 이후에는 국사편찬위원회가 실무 작업을 맡는 점을 감안해 김정배 국편 위원장이 기자회견을 하는 방안도 검토했다. 그러나 역사 교과서 국정화 논란 과정에서 주무 부처 수장인 황 장관이 소극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던 점을 감안해 이를 불식시키기 위해 황 장관이 기자회견장에 서기로 했다. 기자회견은 그동안 교육부에 접수된 찬성과 반대 의견의 내용을 전달하고, 향후 국정 교과서 집필진 모집과 집필 일정 등 집필 계획에 관련된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통상 정부 부처는 행정예고에 따른 의견 수렴이 끝나면 며칠간 유예 기간을 둔 뒤 확정안을 밝힌다. 이에 따라 당초 교육부는 역사 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반 의견을 이틀 정도 정리한 뒤에 확정고시를 할 예정이었다.
당정청의 이런 계산과 달리 가뜩이나 교육부의 행정예고가 요식행위라는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굳이 확정고시를 서두르는 것이 오히려 역풍을 키울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행정절차법상 의견 수렴 기간이 끝나면 언제든지 확정고시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절차적으로는 문제가 없다. 그러나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확정고시를 속전속결식으로 처리하는 것은 찬반 의견 수렴 과정을 무력화하고, 나아가 국민 여론을 무시한다는 비판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