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색화 작가 권영우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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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작 ‘무제’. 국제갤러리 제공
갤러리는 전시 설명 자료 필두에 “대표적인 단색화(單色畵) 작가”라는 수식을 내걸었다. 2012년 국립현대미술관 기획전을 전후해 “서구의 미니멀 아트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흐름”으로 일컬어지기 시작한 단색화는 요즘 국내 미술시장 관계자들에게 무엇보다 사랑스러운 카테고리다. 올해 경매에서 단색화 작품은 한 점에 수억 원 낙찰가가 당연한 듯 여겨졌다. 해외 경매시장, 유명 갤러리와 미술관의 관심도 뜨겁다. 불과 2년 정도 기간에 나타난 현상이다.
사설 갤러리의 전시를 보며 금전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배제하려 하는 건 어리석은 노릇이다. 하지만 50여 년 동안 종이의 성질이 가진 표현의 가능성을 줄기차게 실험한 이 작가를 반드시 단색화라는 프레임 안에 놓고 헤아려야 할까 의구심이 든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