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금호그룹 “금호석화와 계열분리 완료”

입력 | 2015-11-04 03:00:00

공정위 “대법 선고때까지 인정 안해”… ‘대기업집단 현황’ 자료해석 혼선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석유화학과의 계열분리가 이뤄졌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를 판단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 일시적인 조치일 뿐이라며 선을 긋고 나섰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일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2015년 10월 중 대기업집단 소속회사 변동 현황’ 자료를 근거로 그룹에서 계열분리가 완료됐다고 3일 밝혔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창업주인 고(故) 박인천 회장의 셋째, 넷째 아들인 박삼구, 찬구 두 회장의 갈등으로 2009년 갈라섰지만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가 이뤄지지 않아 갈등을 겪어 왔다.

공정위는 그동안 총 32개 회사를 금호아시아나그룹 소속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이번 발표에서는 금호석유화학 금호피앤비화학 등 8개 계열사를 제외했다. 이로써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 금호타이어 등 24개의 계열사만 보유하게 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그동안 금호석유화학 등 8개 계열사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력이 미치지 않음에도 동일 기업집단으로 지정돼 공시위반 과태료 부과 등 여러 문제점이 있었으나 이제는 독립경영이 가능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 측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석유화학 등 계열사들과 계열분리가 이뤄진 게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이 제기한 (기업집단 지정) 집행정지 신청을 대법원에서 받아들여 향후 대법원 최종 선고가 나올 때까지 효력을 정지시켜 놓은 것으로 계열분리를 인정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금호아시아나는 7월 공정위를 상대로 “금호석유화학 등 8개 계열사를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금호아시아나의 소속 회사로 지정한 처분을 취소해 달라”고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당시 재판부는 “금호석화의 분리·독립 경영이 계속 이뤄지는 것을 보면 박삼구 회장의 영향력이 배제된 채 박찬구 회장의 경영권 행사가 계속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박찬구 회장이 경영권을 갖고 있는 금호석화가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12.6%를 가지고 있는 만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의 분리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최대주주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사실상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금호산업으로 30.0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세진 mint4a@donga.com / 세종=김철중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