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교육 및 건전한 놀이를 목적으로 보드게임을 찾는 사용자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모두의 마블'이 성공함에 따라, IT/게임 업계에서도 교육 서비스나 게임으로 활용하기 좋은 보드게임을 발굴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에 IT동아는 매주 다양한 보드게임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비밀요원'이라는 단어는 우리의 머릿속에 첩보 영화들을 연상케 한다. 영화 '007'의 제임스 본드, 'M.I.B'의 윌 스미스, '미션 임파서블'과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톰 크루즈까지. 이러한 비밀요원은 중요한 임무를 해결하기 위해 절체절명의 위기와 위험을 극복해낸다. 한편, 긴장감보다는 유쾌함으로 비밀요원을 그려낸 쪽도 있다. 영화 '오스틴 파워'나 '자니 잉글리쉬', '스파이'에는 코믹한 요원들이 등장해 웃음을 선사한다.
보드게임 '비밀요원 D'는 후자 쪽에 속하는 유쾌한 보드게임이다. 적들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고심할 때는 정적인 분위기가 흐르다가도, 의외의 행운으로 적을 제거할 때는 큰 웃음을 주기 때문이다.
비밀요원 D에서 플레이어들은 신병 비밀요원이 된다. 게임 목표는 경쟁자들을 제거해 '전설의 요원'이 되거나, 돈이 될 만한 정보를 모아 노후를 대비하는 것이다. 게임을 시작할 때 모든 플레이어는 1랭크의 신병 요원이다. 이 게임에서는 7랭크에 도달하는 요원을 '전설의 비밀요원 D'이라 부르며, 7랭크의 비밀요원이 되면 즉시 게임에서 승리한다. 전설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이 험난하기 때문에, 랭크를 올리기보다 돈이 될 만한 정보를 모아 승리를 거머쥘 수도 있다. 명예보다 부를 택하는 실리적인 길이지만, 두 길 모두 쉽지는 않다. 얻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고 경쟁자는 눈을 부라리며 나를 제거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에는 요원들이 침투할 수 있는 건물이 4개 있고, 이 건물에는 돈이 될 만한 정보카드를 각각 1장씩 놓는다(정보 카드는 매 라운드마다 1장씩 각각의 장소에 놓는다).
각 플레이어들은 매 라운드마다 4가지 장소 중 한 곳을 목표로 정해야 한다. 목표 설정은 주사위로 하면 된다. 주사위에는 각 건물과 일치하는 그림이 새겨져 있으며, 주사위의 색깔은 빨강, 파랑, 노랑, 보라 등 4종류다.
플레이어들은 무작위로 주사위 하나를 가져온 뒤, 어떤 건물에 침투해 정보를 캐낼 것인지 정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림판 아래에 주사위를 숨겨놓되, 주사위 윗면에 목표로 한 건물 그림이 오도록 한다. 이 주사위가 이번 라운드 동안 자신의 '정체'가 된다.
자신이 목표로 하는 건물을 정했다면 이제부터 '쇼'가 시작된다. 게임이 시작되면 시작 플레이어가 주머니에서 주사위를 꺼내 굴린다. 주사위를 굴릴 때는 항상 '현재 살아있는 플레이어 숫자보다 하나 많은 숫자'만큼을 굴린다. 현재 살아있는 플레이어가 3명이라면 주사위 4개를 굴리면 된다. 여기서 눈 여겨 볼 것은 '살아 있는' 플레이어라는 것이다.
그렇다. 이 게임에서는 진행 도중 누군가 암살당해 제거될 수 있다. 경쟁자를 제거하려면 경쟁자의 '정체'를 알아내야 한다. 각 플레이어들이 가림판 아래에 숨겨놓은 '정체 주사위'가 무엇인지 맞히면 된다. 이 과정에서 추리가 시작된다. 게임을 시작할 때 결정한 목표 주사위는 색깔이 4가지이며, 목표 건물도 4곳다. 따라서 총 16가지의 경우의 수가 있다. 1/16이라면 약 6%의 낮은 확률이지만,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정체를 드러낼 수밖에 없어, 게임 막바지에 이르면 확률은 약 1/2에서 1/4 정도로 좁혀진다.
그렇다면 추리 단서는 어떻게 얻을 수 있을까? 각 플레이어들은 자기 차례가 되면 주사위를 하나씩 가져가야 한다. 여기서 규칙이 있다. 자신의 정체 주사위와 '색깔' 혹은 '건물'이 같은 주사위는 가림판 위에 놓는다. 만약 공통점이 전혀 없다면 가림판 아래에 내려놓으면 된다. 예를 들어 A플레이어가 빨강 핵발전소 주사위를 가림판 위에 올려 두었다면, 그 플레이어의 정체는 적어도 빨간색이거나, 핵발전소 아이콘 둘 중에 하나라는 뜻이다. 둘 중에 뭐가 확실한지 모르기 때문에 여전히 확률은 1/8(약 13%) 정도로 높지 않다. 하지만 다음 차례에도 같은 방법으로 주사위를 가져가야 하는데, 이런 행동이 누적되면 정체의 실마리가 드러나게 된다.
만약 상대방의 정체 주사위 색깔과 건물을 정확히 맞혔다면, 상대방은 이번 라운드에서 제거되어 어떠한 이득도 취할 수 없게 된다. 또한, 상대방이 가지고 있던 등급(랭크) 카드를 모두 빼앗을 수 있다. 그러니 자신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다른 사람의 정체를 파악해야 한다. (여기까지만 본다면 가급적 가림판 아래에 주사위를 많이 올려두면 유리한 것 아닌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는 않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설명한다)
한 라운드는 4번의 턴으로 구성된다. 즉, 자기 차례에 주사위를 가져가는 행동을 4번 하면 1라운드가 끝난다. 끝까지 정체를 들키지 않은 플레이어는 4번의 턴 후에 자신의 정체를 공개하고, 처음 목표했던 장소에 놓인 정보 카드를 모두 가져갈 수 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한 장소를 목표로 삼은 요원들이 여러 명일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한 장소를 목표로 한 플레이어가 여러 명일 경우, 해당하는 플레이어들은 '총격전'을 벌여 단 1명의 승자를 가린다. 주사위에는 4가지 건물 그림 외에도 총 모양이 있다. 총격전에 참여한 모든 요원은 동시에 주사위를 하나씩 굴린다. 총 아이콘이 나온 요원을 제외하고는 체력을 1개씩 잃는다. 그렇다면 체력은 무엇일까? 바로 가림판 위에 모은 주사위가 체력이 된다. 즉, 가림판 위에 주사위를 많이 모은 사람이 유리한 셈이다. 이렇게 해서 최종적으로 살아남은 1명이 목표 장소에 쌓인 정보 카드(돈)을 독식하게 된다. 패자는 아쉽게도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없다.
참고로, 다음 라운드를 진행할 때도 각 건물에 정보 카드 1장씩을 올려놓는다. 이번 라운드에 어떤 장소에서 아무도 정보 카드를 가져가지 않았다면, 다음 라운드에는 카드가 2장 쌓이게 된다. 그렇다면 다음 라운드에서는 이를 노리는 요원들이 많아질테니 총격전은 더욱 치열해진다. 이것이 이 게임의 묘미 중 하나다.
비밀요원 D는 총 3라운드를 진행한다. 3라운드 안에 7장의 등급 카드를 모은 요원이 있다면 즉시 게임에서 승리한다. 어느 누구도 비밀요원D(7등급)에 다다르지 못했다면, 3라운드를 마친 뒤 획득한 카드를 더해, 돈을 가장 많이 모은 요원이 승리한다.
영화 속 비밀요원이 되어 멋지게 임무를 성공하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있다면, 비밀요원D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자세한 내용은 다이브다이스(http://me2.do/53kgbh99)를 참조하면 된다.
코리아보드게임즈(대표 정영훈, http://www.koreaboardgames.com)는 보드게임 퍼블리싱과 유통을 전문으로 하는 국내 1위 보드게임 기업이다. 현재 국내 시장에 보드게임 3,000여 종을 유통하고 있다. 국내 최대의 보드게임 커뮤니티 divedice.com을 운영하고 있다.
글 / 코리아보드게임즈 이상우
편집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