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노동당 창건일 미사일 도발” 모두의 예상 보기좋게 빗나가 韓美, 北의 모든 상황 대비하려면 김정은의 책략 이해도 높이고 정책결정 과정도 더 밝혀내야… 北의 예측불가능성 막기 위한 군사적 억지력 증강도 잊지말아야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
‘먼저 움직이는 자의 이익’을 김정은에게 내준다면 한반도 미래에 대한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김정은은 우리가 그런 것보다 훨씬 더 우리를 놀라게 할 가능성이 높다.
김정은이 10월 10일 조선노동당 창건 70주년을 기념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미사일 발사는 없었고 분석가들은 아직도 그 이유에 대해 토론하고 있다. 김정은이 도발하는 날짜를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은 그것을 막는 가장 좋은 길이지만 그의 결정을 예측하기란 매우 어렵다.
한미동맹이 북한의 연착륙 또는 경착륙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사결정을 (북한이) 예측하기 어렵게 만들고 동시에 김정은의 교묘한 책략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 이는 북한 핵심부에 속한 인사들과 기관들을 이해하는 것을 포함한다.
다행스럽게도 북한은 외부에 열려 있다. 지난달 말 북한인권위원회는 미 해군분석센터의 켄 고스 국제관계국장이 지은 ‘북한판 사상누각’을 출간했다. 이 책은 김정은의 가계뿐만 아니라 개인비서와 궁정경제, 내부 보안기구 등까지 다루고 있다.
고스의 책은 한미동맹이 한반도의 ‘예측불가능성의 균형’에 변화를 가져올 전략을 짜는 데 필수적이다. 정책결정자들이 북한의 정책결정 과정을 밝혀내기 위해 북한 정권의 핵심 인사들을 정조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동맹은 인권 문제로 공세를 취함으로써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을 탈북의 길로 내몰고 정치범 수용소에 감금한 데 대해 김정은에게 책임을 묻고 있다. 김정은이 이산가족 상봉을 허용해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지만 이는 작은 전술적 후퇴에 지나지 않는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북한은 목함지뢰 도발이 촉발한 위기를 가라앉혔고 시간도 벌었다.
한미동맹은 북한의 예측불가능성을 막아낼 또 다른 수단, 즉 군사적 억지력 증강이라는 방법이 있음을 간과해선 안 된다. 김정은이 핵과 경제의 병진 노선을 완화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미동맹은 억제력을 강화하기 위한 모든 방면의 전략과 구체적인 수순을 강화해야 한다. 적절한 시점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를 한반도에 배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북한은 급속히 붕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말 그대로 ‘사상누각’이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 것 같지 않다는 점에서 배반으로 점철된 미국의 인기 정치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와도 유사하다. 겉으로 보이는 것은 위험하리만큼 기만적이다. 북한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을 통해 한미동맹은 전략적 예측불가능성의 간극을 좁혀 나가야 한다.
패트릭 크로닌 미국신안보센터(CNAS)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