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판 커버스토리] [뜨는 상권 vs 지는 상권]-투자자라면 이렇게
‘오산시티자이’ 단지 내 상가 분양이 시작된 5일 경기 오산시 오산동에 있는 상가 홍보관에 투자자들이 모여들고 있다.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며 금융자산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가를 찾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GS건설 제공
초저금리시대가 장기화하면서 상가 투자에 관심을 갖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요즘 같은 때일수록 옥석을 제대로 가려 투자하지 않으면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연 어떤 상가에 투자하는 것이 좋을까.
‘2030 미혼 여성’이 모이는 ‘알짜 상가’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유동인구 중에서 ‘2030 미혼 여성’이 많은 상권이 좋다고 조언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동부이촌동 지점장은 “20, 30대 미혼 여성들은 소비 수준이 높은 편이어서 이들이 많이 가는 곳은 장사가 잘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상권에 특별한 문화가 있다면 더욱 좋다.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 근처와 대학로처럼 젊은이들의 공간이란 이미지가 강하고 문화행사가 끊임없이 열리는 곳에는 늘 사람들이 모이기 마련이다.
안정적인 투자를 원한다면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적당하다. 이동현 KEB하나은행 행복한부동산센터장은 “단지 내 상가는 아파트 입주민들이 꾸준히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한 투자처로 꼽힌다”며 “다만 투자하기 전에 아파트가 재건축사업에 들어가 입주민이 이주할 가능성은 없는지, 주변에 대형마트가 생기진 않는지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본적으로 지하철역이 가깝고 지하철과 버스가 교차하는 지점에 있는 상가는 유망한 편이다. 또 지형이 가파르지 않고 평평한 곳은 상권의 ‘혈 자리’로 알려져 있다.
임대료가 지나치게 높은 곳은 유의해야
한약재 상가, 의류 상가 등 특정한 업종만 모여 있는 테마상가는 피하는 게 좋다. 고 지점장은 “요즘은 한 빌딩 안에서 식사, 쇼핑, 영화 감상 등을 한꺼번에 하는 추세라서 한 품목만 다루는 테마상가는 인기가 없다”고 귀띔했다.
테마상가와 달리 다양한 업종을 끼고 있는 복합쇼핑몰은 인기가 높은 편이지만 ‘무늬만 복합쇼핑몰’인 스트리트형 상가는 주의해야 한다. 길을 따라 다양한 업종이 길게 늘어선 스트리트형 상가는 겉보기엔 코엑스 등 복합쇼핑몰과 비슷하지만 한 건물 안에 비슷한 점포가 문을 열 수 있고 공실이 생길 수도 있다.
임대료가 주변 시세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상가는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임대인과 임차인이 짜고 고가의 임대료로 계약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외곽의 미분양 단지에서 임대인과 임차인이 임대료를 높게 정해 두고 투자자를 유인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신축 상가일수록 임차인들을 만나서 허위 임차인이 아닌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은퇴자일수록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는 마음으로 상가를 찾으라고 강조한다. 창업컨설팅업체의 한 관계자는 “은퇴 후 2년 정도는 관심 있는 업종의 상가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게 자문하고 시장조사를 하는 등 철저히 사전준비를 한 뒤에 상가 투자에 나서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