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속도/크뤼시포름 글, 그림/권예리 옮김/60쪽·1만2000원·이숲
프랑스 디자이너 마리로르 크뤼시의 창작 스튜디오인 크뤼시포름이 만들어낸 ‘세상의 모든 속도’는 20세기 초 러시아 그림책의 그래픽 기법을 계승한 듯 보입니다.
세상 모든 움직이는 것에는 저 나름의 속도가 있지요. 이 책은 시간당 움직인 거리로 표현되는 ‘속도’를 한눈에 알아 볼 수 있도록 배치해 놓았습니다. 얼핏 아무 연관이 없는 듯 보이지만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대상을 묶어놓았어요. 어떤 부분에서는 다른 방식으로도 공통점을 갖는 듯 보여 자기 나름의 상상력을 동원하게 됩니다.
최소화한 글, 선명한 색채와 깔끔한 배치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는 것, 정보 전달 효과로는 최고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태, 탈것의 역사, 인류 역사의 기점이 된 발명품들, 인간의 속도로 도달할 수 있는 최대에 대한 의문과 시선의 확장 등을 경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김혜진 어린이도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