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에 다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 속에서 잠복했던 문재인 대표를 향한 불만의 목소리가 이번 주부터 봇물처럼 터져 나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직접적인 원인은 10·28 재보선 참패가 제공했다. 하지만 국정화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새정치연합의 지지율이 떨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두고 비주류 의원들 사이에서 ‘문 대표로는 안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이들은 이번 주부터 당내 현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겠다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모양새다.
민집모는 이번 주 중 성명서 발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집모 소속인 강창일 의원은 “당내 통합을 위해 조기 선대위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제 이 부분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를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혁신과 당내 통합을 기치로 내건 비주류 결사체인 가칭 ‘정치혁신을 위한 2020모임’이 11일경 공식 출범하는 것도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다. 2020 모임에는 최재천 정책위의장과 정성호 문병호 최원식 의원 등 10여명이 참여한다.
호남 비주류의 좌장격인 박지원 의원도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10·28 재보선 결과 야권의 텃밭이라고 할 수 있는 광명 등에서도 새정치연합이 패배한 것은 수도권에 거주하는 호남 지지층이 아예 투표장에 나서지 않았다는 뜻”이라며 “문 대표로는 총선을 치르기가 어렵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이번 주부터 문 대표 퇴진 요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주류에서 새로운 지도체제 구성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확산되면서 문 대표가 통합선대위 카드를 전격 수용한 뒤 정면 돌파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