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응답하라 1988’ 세대별 반응
6일 첫 회가 방영된 tvN 금토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은 가족 드라마의 느낌이 진하다. 1988년 서울 도봉구 쌍문동의 다섯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이 작품은 포스터에 남녀 주인공이 나왔던 전작과는 달리 가족 전체를 등장시켰다. tvN 제공
○ 1988년 재현한 디테일…“그때가 좋았지”
“격하게 공감했다.”(45세 시청자) vs “사극을 보는 것 같았다.”(28세 시청자)
이 드라마는 시청자 연령에 따라 재미를 느끼는 ‘코드’가 조금씩 달랐다. 주인공 성덕선(혜리)처럼 1988년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장년층 시청자들은 드라마가 소환한 그 시절 디테일에 공감한 반면 보다 젊은 세대들은 추억담보다 주인공 성덕선의 남편 찾기나 보라와 덕선 자매 간 싸움에 공감했다.
드라마 곳곳에는 사다리꼴의 쓰레기통, 못난이 인형, 호돌이(서울올림픽 마스코트)가 그려진 연필깎이, 마이마이 카세트테이프 플레이어 등 추억의 소품들이 등장했다. 이 밖에도 은행 금리 15%, 용돈 100원이던 시절을 풍미했던 TV광고와 유행어들이 각종 에피소드로 촘촘하게 배치됐다. 이웃 간에 반찬을 나눠 먹을 정도로 정이 살아있었던 당시의 이야기가 사실적으로 묘사됐다.
○ 고증 논란…일부 젊은 세대 “사극 보는 기분”
디테일이 중요한 ‘복고 드라마’이기 때문일까. 첫 방영 후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드라마 속 일부 설정과 소품을 둘러싸고 시대가 맞지 않는다는 주장과 반박도 이어졌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택이가 덕선에게 빌려다준 갈채라는 책은 1991년부터 발행됐다” “드라마에 나온 드래곤볼 만화책의 경우, 챔프 별책부록으로 국내에 처음 발간된 건 1990년이다” “형광펜은 1990년대부터 썼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이를 놓고 또 다른 시청자들이 “자신들의 기억이 맞다”며 반박 글을 올렸다. 주인공처럼 당시 고등학교 2학년에 실제 쌍문동에 살았던 한 시청자는 “1970년대나 80년대 초반의 상황들이 뒤섞인 것 같다”며 “덕선이네 곤로나 택이가 들고 있던 우유병은 그 이전에 있던 걸로 고증이 철저하지 못했던 것 같아 아쉬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 PD는 “극중 배경인 쌍문동을 두고도 고증을 위해 인터뷰한 수백 명의 의견이 엇갈렸다”고 말했다.
1988년을 직접 겪지 못한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27년 전 시대가 생소한 탓에 전작보다 재미가 덜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한 시청자(1986년생)는 “당시 시대에 대한 추억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에피소드들이 공감이 되지 않아 긴장감이 많이 떨어졌다”며 “꼭 사극 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청자(1994년생)는 “자매끼리 싸움이나 가족간 정을 그리는 부분은 시대를 떠나 공감할 수 있는 요소였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