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 브랜드 출범 후 ‘1호’ 공개
현대자동차는 10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로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다음 달 출시 예정인 EQ900의 제원 등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현대차가 이날 공개한 차체 이미지. 현대자동차 제공
10일 경기 화성시 현대·기아차의 남양기술연구소에서 열린 초대형 력셔리 세단인 ‘EQ900’의 프리뷰(미리보기) 행사장. BMW 출신으로 고성능 차 담당인 알버트 비어만 부사장은 이번 신차가 얼마나 많은 테스트를 거쳤는지를 이렇게 강조했다.
4년간 1200여 명의 전담 연구원이 참여해 개발한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신차인 EQ900이 이날 최초로 모습을 드러냈다. 벤츠의 S클래스, BMW 7시리즈, 아우디 8 등 최고급 자동차와 본격적인 경쟁에 나선 것이다. 4일 제네시스 브랜드를 출범하면서 내놓은 첫 차로 향후 이 브랜드의 성공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에 오른 것이다.
EQ900의 외관은 화려했던 기존의 에쿠스에서 정제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했다. 전면부 육각형 모양의 그릴과 윙타입의 엠블럼은 제네시스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했다. 기존 에쿠스 뒷면에 있던 화려한 크롬 장식도 모두 사라지면서 전체적으로 군더더기를 모두 떨어 낸 느낌이다.
차체는 초고장력 강판을 기존 모델보다 3.2배 늘린 51.7%까지 늘렸다. 이를 통해 외부 충격에 의한 차체 비틀림을 막아 주는 강성이 기존보다 181% 이상 향상됐다.
이날 공개된 차량의 좌석에 앉아 본 느낌은 한마디로 편안함이었다. 특히 운전자가 키와 몸무게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현재의 자세 및 허리 건강 정보를 분석하고 추천 시트 위치까지 자동으로 설정해 주는 ‘스마트 자세 제어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현대차 측은 “내부는 이탈리아의 최고급 가죽 가공 브랜드인 파수비오사와의 협업으로 마감했다”며 “좌석의 편안함을 극대화하기 위해 항공기의 1등석을 수차례 연구해 최적의 승차감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기존 에쿠스 모델이 쇼퍼드리븐(기사 운전) 모델이라면 EQ900은 3.3V6 터보엔진을 별도로 내놓아 직접 운전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3.3V6 터보엔진은 최고 출력 370마력에 최대토크가 52.0kg·m에 이른다.
2020년까지 모두 6종의 제네시스 라인업을 갖추겠다고 한 현대차는 이날 공개한 EQ900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1∼6월) 중에는 기존 제네시스 모델의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는다. 2017년에는 판매량이 많을 것으로 보이는 볼륨 모델인 중형급 세단을 내놓으면서 디자인 정체성을 더욱 가다듬을 것으로 전망된다.
화성=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