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흑역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SM의 침체기로 2000년대 초반을 꼽는다. H.O.T.와 S.E.S.의 성공이 두 그룹의 해체(2001, 2002년)로 막을 내린 뒤 나온 몇몇 차세대 주자의 부진 얘기다.
여성 4인조 밀크(2001년)와 남성 5인조 블랙 비트(2002년)가 대표 격이다. 2005년 데뷔한 여성 4인조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구 천상지희·사진)는 정상권을 맴돌며 해외 시장까지 두드렸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실패했다. 김윤하 평론가는 “이들은 모두 충분한 잠재력을 지녔지만 조성모나 SG워너비 풍의 발라드가 득세하던 당시 가요계 흐름에서 고전했고 프로듀싱 실패까지 겹치면서 ‘문전’에서 내려왔다”고 했다. 발라드 가수 장리인(2006년), 록 밴드 트랙스(2004년) 역시 큰 빛을 보지 못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