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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전 전인지, 가능성 보고 적극 지원” 대스타 키운 박원 골프아카데미 원장

입력 | 2015-11-11 03:00:00

오지현도 KLPGA 첫 승 겹경사




올 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5차례 정상에 오르며 일찌감치 상금왕을 결정지은 전인지(하이트진로). 지난주 ADT캡스챔피언십에서 생애 처음으로 KLPGA투어 우승 트로피를 안은 오지현(KB금융그룹). 두 선수는 모두 같은 스승 밑에서 골프를 익혀 올 시즌 최고의 한 해를 맞았다. 주인공은 박원 골프 아카데미 원장(49·사진)이다.

올해 뛰어난 성적을 거둔 비결에 대해 박 원장은 “좋은 선수들이 열심히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자고 나면 틀어질 수 있는 게 스윙이다. 인지는 공이 잘 안 맞을 때도 조절하는 요령이 늘었다. 성격이 급한 편인 지현이에게는 미스가 나오거나 페어웨이를 지키지 못했을 때도 평정심과 스코어를 관리할 수 있도록 멘털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 남서울CC 제2연습장에서 아카데미를 열고 있는 박 원장이 전인지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11년. 당시 대표팀에 있던 전인지는 미완의 대기로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레슨비도 제대로 낼 수 없는 상황이었다. 박 원장은 “인지는 총명하고 신체 조건이 뛰어나 큰 선수가 될 가능성이 커 보였다. 아무 조건 없이 미래를 보고 한 배를 타게 됐다”고 회고했다. 거듭되는 예선 탈락 속에 지난해 투어 카드를 놓쳤던 오지현은 지난해 9월부터 박 원장의 지도를 받으며 달라졌다. 박 원장은 대회 때마다 제자들과 함께 꼼꼼하게 연습 라운드를 돌며 철저한 게임 플랜을 짜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인지는 “원장님을 만난 뒤 즐겁고 신나게 골프에 몰입할 수 있었다”고 고마워했다.

고려대 무역학과에 입학해 석사학위까지 받은 박 원장은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환경관리정책으로 박사 학위까지 땄다. 국제중립환경기구와 미시간주립대 객원교수로 일하던 그는 미국 유학 시절 접한 골프의 매력에 빠져들어 레슨 관련 자격증까지 취득한 뒤 아예 골프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전공 분야만큼 많은 골프 관련 서적을 통해 다양한 이론에 눈을 떴고, 스포츠 심리와 스윙 메커니즘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다.

내년 시즌 전인지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도 적극적으로 도울 계획인 박 원장은 “다음 달 미국 올랜도에서 새로운 시즌을 대비한다. 전인지가 올해 워낙 잘했기에 내년에는 어려움도 있을 것이다. 눈높이를 낮추고 우승 여부를 떠나 상금 랭킹 10위 이내로 마친다면 성공적인 루키 시즌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