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15 건강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아동·청소년(만 5∼17세)의 과체중 비율은 여자 14.1%, 남자 26.4%로 나타났다. 다른 나라의 경우 남녀 격차가 거의 없는데 유독 우리나라만 OECD 최고 수준인 1.9배의 차이를 보였다. 남자보다 여자가 체중 조절 압박을 그만큼 많이 받는다는 증거다. 작년 국내 온라인 조사에서도 여학생 2명 중 1명꼴로 다이어트를 시도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여자는 무조건 날씬하고 예뻐야 한다’는 외모지상주의의 정서적 압박감이 심각하다.
▷정상 체중인데 스스로 뚱뚱하다고 여기는 여학생이 많다는 것이 걱정스럽다. 다이어트 시작 연령도 초등학교 고학년생까지 내려가는 추세다. 성장기에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면 훗날 골다공증 등 몸에 골병이 드는 것은 물론이고 우울증 같은 마음의 병까지 따라온다. 문제는 아무리 이런 얘기를 해봤자 10대의 다이어트 열풍이 수그러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디어를 통해 아이돌이나 모델 같은 체형을 동경하도록 부추기는 어른들 책임이 크다.
고미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