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사업추진- 분양 저조로 위기… 기업설명회 갖고 매각 통해 회생모색 구조조정 등 고강도 자구노력도 병행
평창군 대관령면의 알펜시아리조트. 호텔, 콘도, 스키장, 골프장, 워터파크 등 사계절 종합휴양을 위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화려한 겉모습과 달리 수천억 원의 부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강원도개발공사 제공
강원도개발공사는 6일 서울 금융투자교육원에서 자산운용사 및 증권사, 금융권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기업설명회를 열고 알펜시아 매각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공사는 이날 매각을 위한 전 단계로 매각 가능한 상태, 즉 ‘팔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알펜시아의 콘도, 호텔 등 숙박 시설과 스키장, 오션700(워터파크) 등 수익 시설 중심으로 자산을 이전하고 수익 창출에 주력하겠다는 것. 그동안 2018 겨울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파크 등 비수익 시설의 매각에 주력했지만 앞으로는 매각 대상을 다변화해 ‘팔 수 있는 것은 다 팔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공사가 보유 중인 강원랜드 주식 일부와 기숙사, 산업단지도 매각 대상이다. 강원랜드 주식 1300만 주(지난달 말 기준 평가액 5528억 원) 가운데 내년과 2017년 강원도에 400억 원어치를 매각한다. 또 기숙사 200억 원, 삼척소방방재산업단지 433억 원, 동해송정산업단지 99억 원, 올림픽플라자 용지 교환 차액 115억 원 등을 확보해 차입금 상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공사의 부채는 1조2717억 원(9월 말 기준)으로 이 가운데 미상환 알펜시아 차입금은 8961억 원이다. 이청룡 강원랜드 사장은 “사업 구조조정과 매각 등 내부 자구 노력을 강도 높게 진행하겠다”며 “알펜시아가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의 주무대인 만큼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각계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태백관광개발공사가 운영 중인 오투리조트의 사정은 더 절박하다. 지난해 8월 법정관리 개시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올해 두 차례의 매각 추진은 실패로 끝났다. 1차 매각은 유찰됐고 2차 매각은 풍력발전 개발 업체인 TQD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남은 계약금 40억 원을 납부하지 못해 무산됐다. 다행히 법원은 지난달 28일까지였던 법정관리 기간을 내년 2월 27일까지로 4개월 연장했다.
이에 따라 태백관광개발공사는 3차 매각을 추진 중이다. 종전과 같은 공개 입찰 방식이 아닌 자금 능력을 입증하는 인수 의향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제한적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오투리조트는 지난해 11월 삼일회계법인으로부터 청산가치가 781억 원가량 되는 것으로 평가받았다. 2차 매각 당시 TQD의 응찰가는 810억 원이었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2010년 7월 시장에 취임한 직후부터 금융기관의 빚 독촉에 시달렸다. 태백관광개발공사의 차입금 1460억 원에 대해 태백시가 지급보증을 한 터라 이 금액은 고스란히 태백시가 책임져야 할 빚이기 때문이다. 5년이 흐른 지금 상황은 더 악화됐다. 2009년 말 기준 3336억 원이던 태백관광개발공사의 부채는 지난해 말 4286억 원까지 급증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