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1월의 주제는 ‘공공 에티켓’]<216>실종된 대중교통 승하차 질서
13개 노선의 버스가 정차하는 이곳에선 퇴근 시간마다 다른 버스를 타는 승객들을 피해 재빨리 움직여야만 귀가 버스에 몸을 실을 수 있다. 버스는 승객이 천천히 올라 타 자리를 잡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승객은 이리저리 뛰며 버스를 쫓아가느라 질서라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모 씨(27)는 “일본에서 보니 승객이 자리 잡을 때까지 버스가 출발하지 않아 정류장에서 뛰는 사람이 없었는데 한국에선 문을 닫자마자 급출발하기 때문에 다들 불안하게 뛰어 다닌다”고 말했다.
지하철도 마찬가지다. 서울 노원구에서 광화문까지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김주연 씨(33·여)는 “환승할 때 내리기 전에 타려는 사람들과 부딪쳐서 가방 끈이 떨어질 뻔했다”며 “2, 3초 빨리 타려는 이기심이 복잡한 출근길을 더 짜증나게 만든다”고 했다. 서울 마포구 합정역을 비롯한 서울시내 몇몇 버스정류장 풍경은 다르다. 광역버스 여러 노선이 정차하지만 바닥에 번호가 적혀 있어 그 뒤로 줄을 서기 때문에 이리저리 뛰는 승객을 찾아볼 수 없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