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인근에 조성 추진… 전북도 “새 성장동력으로 육성” 전주시도 “행정지원 등 적극 협력”
전북혁신도시로 옮겨 온 국민연금공단 일대에 금융타운 조성이 추진된다.
전북도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인접한 토지 3만6443m²(약 1만1000평)를 매입해 투자운용사, 투자자문사, 증권사, 금융기관이 입주할 수 있는 금융타운(센터)을 조성할 계획이다. 500조 원 규모로 세계 4대 연기금의 하나인 국민연금의 전북혁신도시 이전을 계기로 금융산업을 전북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전북도가 조성할 예정인 금융타운 터는 애초 토지공사가 이전 목적으로 확보한 땅(13만2278m²)의 일부다. 토지공사와 주택공사가 LH공사로 통합돼 경남 진주로 이전하는 바람에 해당 터는 한동안 공터였으나 국민연금공단(3만3839m²)과 기금운용본부(1만8699m²)에 매각됐다.
전북도는 국민연금공단 이전 완료에 이어 내년 10월 기금운용본부가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면 관련 기업 및 기관들의 수요가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조성 원가에 매입하는 만큼 관련 기관과 기업들에도 저렴한 가격에 토지를 제공해 원활한 유치를 돕고 금융타운을 조기에 활성화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 터를 매입해 금융센터를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왔던 전주시도 전북도 방침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김승수 전주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전북도가 LH 잔여 터에 금융센터를 조성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고, 신속하게 진행되도록 행정지원을 하라”고 말했다.
전주시는 기금운용본부 관련 기관과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올해 초부터 해당 터를 매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하고 추진해 왔으나 전북도 움직임을 파악한 뒤 지원하기로 선회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이전하면 전북의 금융산업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다. 전북의 금융 인프라나 환경이 매우 열악하기 때문이다. 기금운용본부가 필요로 하는 금융투자회사나 자산운용사가 없는 실정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기금운용본부 전북 이전은 금융산업을 육성할 기회가 생겼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국민연금 이사장 사퇴 파문으로까지 이어진 기금운용본부 독립과 공사화 움직임도 걸림돌이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관계자는 “단기적으로는 전북도의 발전 방향과 연계성이 높은 농업 식품금융 등 특정 자산운용분야를 육성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예금은행의 금융투자업 육성, 도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한 고급 금융 인력 양성, 혁신도시의 국제화, 전북에 기반을 둔 자산운용사 육성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