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미네소타가 영입을 추진 중인 박병호(넥센)에 대한 미국 언론의 평가가 엇갈린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박병호는 자신의 문제점을 보완할 줄 아는 현명한 타자라는 점이다. 박병호가 12일 대만 타오위안구장에서 벌어진 ‘2015 프리미어 12’ 베네수엘라전에서 힘차게 배트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히팅포인트·스윙 폭 수정 통해 ML 적응 가능
美 언론 “스윙 간결하지 못해 삼진 많다” 지적
박병호(29·넥센)는 KBO리그에서 사상 첫 ‘4년 연속 홈런왕’을 달성했다. 2012년 31홈런, 2013년 37홈런, 2014년 52홈런에 이어 올해는 개인 최다인 53홈런을 때렸다. 2년 연속 50홈런 역시 KBO리그 최초다. 장타력을 인정받은 그는 1285만달러(약 147억원)의 포스팅 최고액을 부른 미네소타와 연봉 협상을 진행한다. 큰 문제가 없는 한 메이저리그 진출이 유력하다. 미네소타 지역매체인 미니애폴리스 스타 트리뷴은 “박병호가 25홈런을 친다면 투자가치는 충분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론도 존재한다. FOX스포츠 칼럼니스트 켄 로젠탈은 “박병호의 스윙이 간결하지 못해 삼진수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KBO리그 투수들은 메이저리그 투수들보다 약하다. 박병호에게 의구심을 가질 만하다”고 덧붙였다. 로젠탈의 지적대로 박병호는 삼진이 많다. 올 시즌 140경기에서 161삼진(타석당 삼진 0.26개)을 당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삼진 1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박병호는 일찌감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비했다. 미세하게 타격폼을 바꾸며 큰 스윙을 줄여나갔다. 테이크백을 간결하게 만들고, 몸쪽 공 적응을 위해 허리와 엉덩이 회전을 빠르게 하면서 왼손을 놓았다. 히팅포인트를 앞에 두기 위한 노력이었다. 시즌 초 외국인투수가 던지는 투심패스트볼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이내 적응하며 홈런 레이스를 이끌었다. 박병호가 문제점을 알고 미리 대처해나갔기 때문에 가능했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