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향군인의 날’ 워싱턴 추모행사
11일 미국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6·25전쟁 참전 용사인 윌리엄 웨버 예비역 대령(앞줄 가운데 선글라스 쓴 이)이 워싱턴 6·25전쟁 참전 용사 기념 공원에서 열린 ‘부산을 향하여’ 추모행사에 참석해 부산 유엔기념공원을 향한 묵념을 준비하고 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사회자의 구호에 맞춰 윌리엄 웨버 6·25전쟁 참전용사기념재단 이사장(예비역 대령) 등 참전 용사들과 가족 50여 명이 일제히 몸을 서쪽으로 돌렸다. 태평양 건너 한국 부산에 있는 유엔기념공원을 향한 것. 6·25전쟁에서 전사한 유엔군 소속 11개국 참전 용사들이 안장된 곳이다. 국가보훈처가 기념재단 등과 함께 재향군인의 날을 맞아 마련한 ‘부산을 향하여(Turn to Busan)’라는 추모 행사에서다.
6·25전쟁에서 오른쪽 팔과 다리를 잃은 웨버 이사장은 힘겹게 왼손을 들어 경례를 했다. 역시 참전 용사인 래리 키너드 6·25전쟁 참전용사협회(US-KWVA) 회장은 기념사에서 “자유를 지키기 위해 온몸을 던진 참전 용사들의 숭고한 희생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라며 “6·25전쟁이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다만 ‘잊혀진 승리’라는 것은 한국의 발전이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웨버 이사장은 6·25전쟁을 제대로 기억하기 위해선 현재 추진하고 있는 추모의 벽 건립 사업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25전쟁에서 전사하거나 부상한 참전 용사들과 아직도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의 이름을 새겨 넣은 유리벽을 기념공원 내에 조성하겠다는 것. 하지만 사업 추진을 결정할 미 의회의 관심이 적어 관련 소위원회에 계류 중인 법안(하원 H.R.1475, 상원 S.1982 법안)의 처리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그는 “이미 설계도까지 나와 있는 만큼 미 의회에서 현재 관련 법안을 승인만 하면 된다”며 “내년이면 90세인데 죽기 전에 이 작업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