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7개 팀 중 6위 암울했지만 마운드 맹활약 이용철, 신인왕 뽑혀 서울올림픽 야구땐 송진우 등 출전, 피켓걸 에피소드는 사실에 기반
드라마 ‘응답하라 1988’에서 MBC 청룡 점퍼를 입고있는 등장인물(왼쪽). tvN 화면 캡처
그렇다면 MBC의 1988년은 어땠을까. 올해 신생팀 kt에만 앞선 9위로 시즌을 마친 LG의 사정과 비슷했다. MBC는 그해 40승 64패(승률 0.385)로 전체 7개 팀 중 6위로 시즌을 마쳤다. 7위가 신생 구단 태평양이었으니 사실상 꼴찌였던 셈이다.
그렇다고 MBC의 1988년이 어둡기만 했던 건 아니다. 패전용 마무리 투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용철(KBS 해설위원)은 연일 무실점 호투로 선발 투수로 올라섰다. 이용철은 7승 11패 평균자책점 2.74로 그해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쉬움과 맞바꾼 신인왕이었다. 이 위원은 “개인적으로는 10승 욕심이 있었다. 그런데 유백만 감독님이 부르시더니 이제 던지지 말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만 해도 개인 상 만들어 주기가 많았다. 지금까지 최악의 신인왕으로 거론되지 않느냐”고 자폭(?)하며 당시를 회상했다.
한편 드라마에서는 주인공 덕선이 피켓걸로 서울 올림픽에 참가한다. 덕선은 마다가스카르 담당 피켓걸로 뽑혀 여름내 피켓을 들고 걷는 연습을 한다. 하지만 마다가스카르가 돌연 올림픽 불참을 선언해 눈물을 흘린다. 1988년 9월 12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사실이다. 상명여고 3학년 유용신 양이 실제 인물이었다. 유 양은 마다가스카르 피켓을 들기로 돼있었는데 마다가스카르가 불참하며 피켓을 들지 못했다. 드라마 속 덕선은 결국 우간다의 피켓걸이 된 것으로 나오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 유 양은 피켓걸 대신 시상식 요원으로 올림픽에 참가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