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산업 하성용 사장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하성용 사장(사진)은 10일 서울 충정로 사옥에서 동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항공우주 산업은 바이오 산업과 함께 집중 육성해야 할 대한민국의 새로운 신성장동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KAI는 올 3월 KFX 사업의 우선협상대상 업체로 선정됐다.
KFX의 시장성에 대해 하 사장은 미국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운용하고 있는 4600여 대의 F-16이 2030년 이후부터 도태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도 현재 KF-16을 운용하고 있다. KFX 개발에 성공할 경우 무장능력 등에서 경쟁 기종인 F-16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KFX 사업은 극복해야 할 개발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개발에 성공한다면 상당한 산업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KFX 사업의 생산유발 효과는 9조9000억∼13조2000억 원에 이른다. 최대 100만 명의 고용효과도 기대된다.
하 사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우 생산라인의 자동화와 함께 비용 절감을 위해 생산 공장을 해외에 두지만 항공우주 산업은 기술 보안을 위해 국내에 기술개발 및 생산시설을 갖춰야 한다. 그만큼 사업으로 창출되는 고용이 순수 국내시장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10월 소형 민수·무장 헬기 업체로도 선정된 KAI는 이 두 사업을 위해 올해 400여 명을 채용했고 2017년까지 700여 명을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KAI는 현재 국방과학연구소(ADD)에서 개발하고 있는 핵심 항공전자 장비와 통합기술을 반영해 2025년에 최종적으로 KFX 완성품을 만들도록 방위사업청과 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KAI로서는 개발 과정에 1조7000억 원을 투자했을 뿐 아니라 계약을 지키지 못하면 지체상금을 물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의 성공에 사활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 사장은 “ADD가 핵심장비 및 통합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국가 기간산업 육성 차원에서 유연한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핵심기술 이전을 거부한 후 해외에서 그 기술을 들여오는 게 아예 불가능하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외에서 장비 및 기술을 사오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
정성택 기자 neo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