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곳 서울시내 운영권 신규 획득… ‘도심 시장 관광명소화’ 전략 성공 ‘경영권 분쟁’ 롯데 잠실점 잃고 1000억 투자 SK는 사업 접어
관세청이 14일 발표한 서울 시내 면세점 특허권 입찰 결과 신세계와 두산이 신규로 시내 면세점 운영권을 손에 넣었다. 반면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이 기존 사업권을 잃게 됐다. 기존 면세사업자가 후속 사업자 심사에서 탈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주기 특허 재승인’ 제도에 따른 첫 탈락 사례가 생김과 동시에 신규 진입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면세 시장의 판도가 대폭 바뀌게 됐다.
○ 기존 사업장 수성(守城) 실패한 롯데-SK ‘침통’
면세점 후속 사업자 선정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이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위임을 받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등 악재가 이어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심사위원들도 그런 사항에 대해 알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15일 롯데호텔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월드타워점 수성 실패는) 99%가 내 탓”이라며 “직원들의 고용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SK네트웍스는 1000억 원가량을 들여 워커힐면세점 리뉴얼 작업을 해왔던 터라 침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3년간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했음에도 그간의 소극적인 운영과 저조한 매출, 지리적 접근성 문제 등을 해결하지 못한 게 발목을 잡았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재완 한남대 교수(무역학)는 이번 결과에 대해 “운영계획이나 사회공헌 공약 등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으면 정부가 앞으로 5년마다 사업권을 박탈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 입지-명분에서 승리한 신세계와 두산
신세계는 특히 도심 과밀화 우려에 대해 도쿄 긴자, 홍콩 침사추이처럼 오히려 도심 내 관광 콘텐츠를 좀 더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논리를 전개했다. 신세계는 형지와 경쟁했던 부산 시내 면세점에서도 재승인을 받았다.
동현수 두산 사장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동대문이란 입지와 이곳의 상권을 살리겠다는 상생 계획이 가장 큰 성공 비결이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산은 면세점 입점에 따른 효과로 2020년 동대문 인근 외국인 관광객 지출 규모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고, 면세점 입점 이후 5년간 면세점을 통해 신규로 유치되는 관광객이 130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박선희 teller@donga.com·이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