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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명동 격돌… 신라는 두산과 동대문상권 양분

입력 | 2015-11-16 03:00:00

서울시내 면세점 9곳 춘추전국시대




《 14일 발표된 서울 시내면세점 특허권 입찰 결과 롯데 월드타워점과 SK네트웍스 워커힐점이 기존 사업권을 잃고 철수하게 됐다. 기존 면세 운영자가 후속 사업자 심사에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곳이 폐점한 대신 두산과 신세계가 새로운 면세점을 연다. 7월에 신규로 시내 면세 사업권을 얻은 HDC신라면세점과 한화갤러리아면세점에 이어 또 다른 사업자들이 생기면서 롯데와 신라의 ‘2강 체제’로 분류되던 국내 면세시장 역시 대대적인 재편을 맞게 됐다. 》

올해는 서울 시내 면세점 업계에서 큰 변화가 많았다. 2번의 서울 시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과정을 거치면서 올해 말부터 내년 상반기(1∼6월) 사이 신규 매장이 5곳 생길 예정이다. 새 사업자의 등장으로 롯데와 신라의 2강 구도였던 서울 시내 면세점 경쟁 구도도 재편이 불가피하다.

서울 시내 면세점 중 매출액이 가장 큰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면세점 소공점. 동아일보DB

○ 면세점 업계 지형 바뀐다

향후 서울 시내 면세점은 △롯데면세점이 운영하는 소공점(중구 을지로 롯데백화점 본점)과 코엑스점(강남구 봉은사로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 △신라면세점 서울점(중구 동호로) △동화면세점(종로구 세종대로) 등 기존 4곳에 올해 12월 말 문을 여는 △현대산업개발-호텔신라의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용산구 한강로3가 아이파크몰) △한화갤러리아면세점(영등포구 63로 63빌딩), 내년 1월 오픈 예정인 △하나투어 컨소시엄의 SM면세점(종로구 인사동5길)이 가세한다. 내년 5월까지 △두타면세점(중구 장충단로 두산타워) △신세계면세점(중구 소공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신관)이 들어서면 총 9곳의 면세점이 서울 시내에서 경쟁을 벌이게 된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롯데와 신라 양강 체제가 무한 경쟁 체제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서울 시내 면세점의 시장점유율(지난해 매출액 기준)은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45.4%(1조9763억 원), 신라면세점 26.5%(1조1521억 원),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 11.1%(4820억 원) 등 롯데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롯데면세점의 비중이 낮아지고 신규 업체들이 파이를 나눠 먹으며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면세점이 집중적으로 몰려 있는 도심은 각 사가 중국인 관광객 유치 전쟁을 펼치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명동과 을지로 상권에서는 롯데면세점 소공점이 독보적인 존재였지만 앞으로는 신세계면세점과 경쟁해야 한다. 신라면세점도 직선거리로 1km가량 떨어져 있는 두타면세점과 관광객을 나눠야 한다.

○ 특허권 경쟁 안 끝났다

해외 관광객 유치가 중요해진 시대에 면세점에 대한 기대는 높을 수밖에 없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0년 4조5000억 원이던 국내 면세점 시장 규모는 올해 10조 원 규모로 5년 만에 2배가량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5조4000억 원이 서울 시내 면세점에서 발생했다.

정재완 한남대 교수(무역학)는 “그동안 꾸준히 제기돼 온 독과점 문제가 다소 해소되고 동대문 남대문 등의 시장 면세점, 여의도 면세점 등 다양한 면세점 상권이 형성돼 국내 면세 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낙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참여 업체가 늘어난다고 우리 면세 업계의 대외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며 “제품 공급 능력이나 서비스의 질, 가격 경쟁력, 지속적인 관광객 유입 등에서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내년 5월 특허가 끝나는 김포공항의 롯데 및 신라면세점, 2017년 12월 만료되는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등을 둘러싼 업체 간의 특허권 전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면세점 업계에서는 이번 특허권 변경으로 인해 향후 다양한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정책학)는 “면세점 고유 역량보다는 사회공헌 등 부차적으로 보일 수 있는 공약을 과도하게 내거는 업체들이 난립할 것”이라는 우려를 나타냈다.

김범석 bsism@donga.com·손가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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