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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만행 분노… 그들은 무슬림 아니다” 국내 이슬람 신자들도 충격-우려

입력 | 2015-11-16 03:00:00

IS, 파리 동시다발 테러




이슬람 신자들이 15일 오후 예배를 마친 뒤 서울 용산구 이슬람교 서울중앙성원을 나서고 있다. 신자들은 파리 테러에 대해 깊은 충격을 표시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분위기가 확산될 것을 우려했다. 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우사단로에 위치한 국내 이슬람교 본산인 서울중앙성원.

이날 오후 3시경 20여 명이 ‘쌀라(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무슬림(이슬람교 신자)들은 율법에 따라 새벽부터 하루 5차례 예배를 올려야 한다.

겉으로는 평온해 보였지만 프랑스 파리의 테러 사건을 접한 국내 이슬람 사회는 충격과 애도, 테러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극단주의자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분노, 우려의 분위기가 교차했다.

이곳에서 만난 인도네시아 출신 신도 키키 씨(24)는 “알카에다와 IS 등이 주도한 테러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이슬람이라는 단어가 언급돼 걱정된다”며 “그들과 우리는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 “우리는 그들과 달라요”

이날 성원에서 만난 예배 인도자 ‘이맘’들은 “파리 테러 사건과 관련한 국내 이슬람계의 추모 기도회나 성명 발표 등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맘은 정교일치(政敎一致) 원칙에 따라 성직자 신분이 따로 없는 이슬람교에서 종교 지도자의 역할을 담당한다.

공식 입장과 별개로 성원에서 만난 이맘과 무슬림들은 무차별 폭력을 일삼는 IS에 대해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인도네시아 출신의 아리빈 샴 이맘은 “IS는 무슬림 교리를 따르는 집단이 아니다”며 “대다수 무슬림은 IS의 과격한 행동을 증오하고, 그들과 관련돼 오해받는 것도 싫어한다”고 말했다.

이행래 원로 이맘도 우려 속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IS는 무슬림이 아니다. 그들은 정치적으로 무슬림을 이용하고 있다. 그냥 범죄자집단이라고 보면 된다.”


○ 국내 신자 외국인 10만명 등 13만5000명 추산

“너희들에게는 너희들의 종교가 있고, 우리에게는 우리의 종교가 있느니라.”(꾸란 109장 6절)

이슬람 경전인 꾸란에는 이처럼 이웃 종교와의 공존과 공생을 강조하는 구절이 들어 있다. ‘한 손에 꾸란, 한 손에는 칼’은 중세 이슬람 세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알려져 있지만 현재 이슬람교의 본질과는 관계없다는 것이 이슬람 측의 설명이다.

그럼에도 IS 같은 극단주의적인 집단이 등장한 것은 성전(聖戰)으로 풀이되는 지하드에 대한 왜곡된 해석 때문이다.

이행래 이맘은 “원래 교리상 지하드는 ‘자기와의, 최선을 다하는 노력’ ‘선행을 하기 위한 자기와의 싸움’ ‘불의의 공격을 받았을 때 대적하는 것’ 등을 가리킨다”고 말했다.

IS 등 극단주의적 세력은 자신들이 부당한 공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차별한 대응이 정당하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국내 이슬람교 신자는 한국인 3만5000여 명, 외국인 10만여 명 등 총 13만5000여 명으로 추산된다.

김배중 wanted@donga.com·김갑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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