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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방형남]北도발과 안보관광

입력 | 2015-11-16 03:00:00


지난 주말 경기 연천군 승전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DMZ) 건너편 북녘 땅은 남한처럼 단풍으로 곱게 물들어 있었다. 북한은 8월 목함지뢰 도발에 이어 연천 지역의 우리 군부대와 민간지역에 포격 도발을 했다. 자유민주연구원 회원을 비롯한 민간인 70여 명은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남북을 잇는 단풍의 장관에도 불구하고 긴장을 풀지 못했다. “북한의 8월 도발은 언제든 남북 간에 무력충돌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 준 실제 상황이었습니다. 군은 국토 수호에 목숨을 바치겠다는 각오로 최고의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25사단 정훈장교의 결연한 브리핑에 안도하긴 했지만 민간인들의 착잡한 표정은 끝내 펴지지 않았다.

▷서쪽 강화도 제적봉 전망대에서 동쪽 고성 통일 전망대에 이르기까지 최전방 11개 전망대를 찾으면 남북 대치 실상을 체험할 수 있다. 이른바 안보관광이다. 전 세계에 하나밖에 없는 분단의 현장을 직접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린다. 지난해 270만 명이 안보관광에 참여했다. 그중 55만 명이 외국인 관광객이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DMZ평화공원이 만들어지면 더 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명소가 될 수 있다.

▷북한의 도발로 8월 안보관광은 사실상 중단됐다. 하지만 곧 회복세로 돌아서 연천지역의 경우 9월 1200명, 10월 1900명으로 급증했다. 장승재 DMZ관광 대표는 “병영에서 하루 숙박하며 장병들의 힘든 일상을 체험하고 격려하는 프로그램을 요청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며 북한의 지뢰 도발 이후 국민의 안보관은 더 투철해진 것 같다고 했다. 군의 대비태세와 민의 안보관이 오히려 강화됐으니 북한은 자해행위를 한 셈이다.

▷북한은 한술 더 떠 이달 1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강원도 원산 인근 동해상에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했다. 북이 새로 개발한 신형 단거리미사일 또는 탄도미사일의 자탄 분리 실험을 하거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쏠 수 있다. 북의 의도는 분명치 않다. 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려면 우리의 안보 의지와 능력이 확고해야 한다.

방형남 논설위원 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