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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게양한 IOC “리우올림픽도 위험”

입력 | 2015-11-16 03:00:00

프랑스 테러에 스포츠계도 초비상… 10여명 숨진 1972년 뮌헨 대회 등
지구촌 관심 큰 올림픽, 테러표적… 프랑스 개최 경기들 잇달아 취소
‘유로 2016’ 축구도 안전 우려 제기




“이번 일은 인류와 인도주의, 그리고 올림픽 가치에 대한 공격이다.”

‘파리 테러’에 세계 스포츠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15일 성명을 발표해 테러가 야만적이고 비겁한 행위라고 비난했다. 바흐 위원장은 스위스 로잔에 있는 IOC 본부에 조기를 게양하게 했다. 바흐 위원장이 이처럼 테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내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도 테러의 무풍지대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는 올림픽은 테러 단체들이 자신들의 존재와 주장을 각인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올림픽은 이미 끔찍한 테러를 겪었다. 1972년 뮌헨 대회가 대표적이다. 당시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던 팔레스타인의 무장 조직 ‘검은 9월단’ 대원 8명은 선수촌에 잠입해 이스라엘 선수 2명을 살해하고, 9명을 인질로 삼아 이스라엘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양심수들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인질 전원과 경찰관 1명이 숨졌고 테러범 5명이 사살됐다.

1996년 애틀랜타 대회에서는 낙태와 동성애에 반대하는 인물이 폭탄 테러를 저질러 기자를 포함해 2명이 숨지고 100여 명이 다쳤다.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앞두고는 3곳에서 잇달아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이슬람 무장 세력의 협박 영상이 공개됐다. 다행히 올림픽 기간 중 소치에서는 테러가 발생하지 않았다.

내년 올림픽 개최국인 브라질은 올해 8월 육해공군 1500여 명으로 구성된 테러대응센터를 설치했다. 브라질은 리우데자네이루 외에도 축구 경기가 열리는 상파울루, 브라질리아 등에도 소규모 센터를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테러에 대한 우려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테러 여파로 프랑스에서 예정된 국내·국제대회 경기들도 잇달아 취소되고 있다.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기대주 김진서(갑천고)가 출전한 보르도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피겨스케이팅 4차 대회의 남은 일정은 모두 취소됐다.

내년 6월 파리에서 열릴 예정인 2016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심각하게 제기되고 있다. 테러가 발생한 ‘스타드 드 프랑스’가 이 대회 개막전과 결승전이 열리는 곳이기 때문이다. 4년마다 개최되는 유로 대회는 유럽 축구팬들에게 월드컵 버금가는 이벤트다. 노엘 르 그라에 프랑스축구협회 회장은 “지금 상황에서는 유로 2016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이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자크 랑베르 대회 조직위원장은 “개최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보안을 강화할 것이다. 테러에 굴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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