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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기업 살리는 산학협력]포스텍 빛나는 연구성과, 대기업에 기술 이전하는 실적 이뤄

입력 | 2015-11-17 03:00:00


‘스마트폰으로 전자책을 읽는 동안에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꺼지지 않는다. 책을 읽다 잠들면 화면이 어두워지다 꺼진다. 동영상을 보다 잠시 고개를 돌리면 동영상은 멈추고 다시 화면으로 눈을 돌리면 재생된다.’

이 스마트폰 기능은 포스텍의 연구실에서 비롯됐다. 사람의 얼굴이나 몸짓, 얼굴 표정을 인식하는 기술로 학계와 산업계의 큰 관심을 모았다. 스마트폰이나 디지털 카메라에 장착하거나 보안 기술 등에 응용할 수 있어 대기업에 기술을 이전하는 실적을 냈다.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은 졸업 후 관련 기술을 활용하는 벤처기업 ‘스트라드비젼’을 설립했다.

이 사례는 포스텍이 지향하는 산학협력을 잘 보여준다. 우수한 연구성과는 대기업에 이전해 기업 발전에 도움을 준다. 연구실에서 성장한 연구인력은 창의적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벤처기업을 설립해 새로운 시장을 만든다.

포스텍은 1986년 개교와 함께 산학협력을 추구했다. 건학이념에 ‘산학연 협동의 구체적인 실현을 통해 연구한 결과를 산업체에 전파함으로써 사회와 인류에 봉사할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명시돼 있다. 포스텍 캠퍼스에 있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1987년 문을 열면서 ‘산-학-연’ 협력의 시초가 됐다. 포스텍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은 30년 동안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면서 산업체에 필요한 실용적 기술을 끊임없이 연구 개발해왔다.

포스텍은 산업체와 대학을 직접 연계하는 ‘포스코 기술연계센터(PLC)’라는 중개 조직을 마련했다. 이 센터는 포스코와 포스코 협력업체 등 산업계의 기술적 수요에 맞춰 포스텍의 인적자원과 특허 등 지적 재산, 연구 기반을 지원토록 해 효율적인 협력 시스템이 운영되도록 한다. 포스코 등 16개 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포스텍은 엑손모빌, 삼성반도체, SK하이닉스 등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세계 최대 석유화학기업인 엑손모빌과는 원천기술 및 지식재산권 확보, 인력 양성을 목표로 철강소재, 비철금속, 석유화학 및 에너지 분야 등에서 공동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산업계에 필요한 창의적이고 융합적인 전문가 양성을 위해 포스텍은 세계 유일의 철강전문대학원과 함께 플랜트 산업의 인재 양성을 위해 엔지니어링 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와 2012년부터 반도체 분야 인력 육성을 위한 펠로십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선발된 대학원생에게는 연간 1000만 원, 학부생에게는 연간 200만 원이 지원된다.

산학협력을 위한 동문의 노력도 활발하다. 포스텍 동문이 설립한 기업 60개로 구성된 동문기업 협의체 APGC(Association of POSTECH Grown Companies)와 연계한 창업 지원 프로그램 APGC-랩이 대표적 사례다. 창업에 성공한 동문들이 포스텍 구성원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공동 창업지원조직이다.

APGC-랩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2가지다. 창업을 준비하는 포스텍 구성원을 지원하는 Tech+Star 프로그램은 포스텍 내 사무실과 초기 사업비, 동문들의 멘토링 서비스를 받는다. 1년도 안됐지만 7개 팀이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3개 팀이 창업했다. 예비창업자를 발굴해 창업 과정을 경험하도록 하는 Tech+Innovation 프로그램도 있다. 지난해 2학기 도입한 이 프로그램에는 7개 기업이 참여했다.

포스텍은 보유 기술을 사업화하고 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기술지주회사도 있다. 바이오칩 제조를 위한 NSB포스텍과 나노 크기의 고분자를 응용하는 씨비텍 등 2개 기업이 성장하고 있다. 김도연 포스텍 총장은 “포스텍의 산학연 협력은 설립 목표인 만큼 연구기술의 사업화에 적극 나설 의무가 있다”며 “탁월한 연구 인력과 기반을 활용해 산학협력의 성과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