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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프’에 맞불 ‘K세일’ 뜬다

입력 | 2015-11-17 03:00:00

해외직구족 2015년말 쇼핑대목 겨냥
롯데-신세계-현대 등 유통업체들… 20일부터 노마진 상품 대거 내놔




인터넷 직구가 세계 유통시장을 단일 시장으로 재편하면서 해외 연말 세일 소식이 국내 유통업체까지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미국 추수감사절 다음 날인 27일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연말 세일은 국내 직구족이 노리는 쇼핑 대목이다. 직구 성장세가 가파른 만큼 연말 소비 유출을 막기 위한 국내 업체들의 맞대응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 연말 ‘대규모 소비 유출’ 막아라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중국판 블랙프라이데이’ 광군제와 달리 국내 유통업체들에 미치는 충격이 훨씬 크다는 분석이다. 광군제는 중국 내 소비자들이 해외 물품까지 쇼핑해 일부 국내 업체들에 매출 이득을 안겨 줬지만,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에는 국내의 소비 여력이 해외로 대거 유출돼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전체 해외 직구 금액은 15억4000만 달러(약 1조8000억 원)로 전년 대비 49% 늘어나는 등 매년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블랙프라이데이를 전후를 시작으로 사이버 먼데이(Cyber Monday·블랙프라이데이 직후인 월요일의 온라인 세일), 크리스마스 세일 등으로 줄줄이 이어지는 연말에 전체 직구의 30%에 이르는 소비가 이뤄진다고 추산한다.

지난달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10월 1∼14일)에 참여했던 백화점, 대형 마트, 편의점 등 소매업종은 약 4300억 원 정도의 매출 증가 효과를 냈으며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열었던 코리아그랜드 세일(8월 14일∼10월 31일)은 약 3457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해외 직구족을 잡으면 또다시 이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게 업계의 기대다.

○ ‘대규모’ 할인 카드 꺼낸 유통업계

유통업체들은 유통산업연합회 주도로 ‘K세일’을 열고 블랙프라이데이에 맞대응할 수 있는 대형 세일 계획을 발표하기 시작했다. 시작일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 한 주 전인 20일경부터 시작해 다음 달 중순까지 이어진다. 직구 수요에 맞대응하겠다는 뜻이다.

롯데백화점은 세일에 참여하는 브랜드를 총 780여 개로 확대했고 노마진 상품 기획을 늘렸다.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파주점 등 아웃렛도 세일에 동참한다. 신세계백화점 역시 세일 참여 브랜드와 할인 폭을 높이는 한편 절반 이하로 가격을 낮춘 ‘100대 K세일 축하 상품’을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은 K세일과 함께 18∼22일 서울 코엑스 전시관에서 처음으로 대형 출장 판매도 함께 진행한다.

배송 사고나 환불 문제 등 직구의 불편함을 보완하며 ‘틈새시장’ 공략을 노리는 업체들도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해외 구매 대행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16일 주의를 당부했다. 한국소비자원에 접수된 해외 구매 관련 피해 상담 건수는 2013년 1181건, 2014년 2781건, 올해 1∼6월 중 3412건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해외 구매 대행 업체에서 반품, 환불 요구 시 고액의 수수료와 위약금을 요구하는 등의 피해 사례가 많았다. G마켓, 11번가 등의 온라인 업체들은 이처럼 직구의 복잡한 절차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을 공략해 해외 상품을 할인가에 판매하는 행사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박선희 teller@donga.com / 세종=김철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