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1월의 주제는 ‘공공 에티켓’]<219>불청객 출입 그만
야간 출입 통제를 알리는 사직단놀이터 안내문.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기자가 찾아간 13일 저녁에도 사직단 놀이터는 역시나 일반 시민의 접근이 불가능했다. 시설을 관리하는 종묘관리소 사직단출장소 측은 ‘야간(일몰 후)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하여 어린이 놀이터 경내 출입을 통제한다’는 안내문을 써 붙였다.
안전 문제 운운했지만 실상은 놀이터를 찾아오는 각종 불청객 때문이라는 게 출장소 측 설명이다. 이원재 출장소장은 “놀이터에 안전매트를 설치한 이후에 노숙자, 불량 청소년이 하나둘 늘기 시작하더니 무리 지어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등의 행동으로 공원 방문객의 인상을 찌푸리게 해 특단의 조치를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놀이터도 상황은 비슷했다. 15일 저녁 서울 강서구 주택가의 한 놀이터에서는 ‘금연·금주 공원’이라는 안내 문구가 무색할 정도로 공원 입구, 벤치 아래 등 곳곳에서 담배꽁초가 발견됐다. 공원 입구 바로 앞에 있는 편의점에서 캔 맥주를 사 와 한바탕 술판을 벌이는 무리도 있었다. 종로구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그네 옆에는 ‘청소년과 어른의 하중을 견디지 못하니 타지 말아 달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어린이를 위해 설계된 놀이시설이 ‘나 하나쯤’ 하는 이기심 때문에 멍이 들고 있었다.
강홍구 windup@donga.com·노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