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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최고 스타트업” 사각의 링서 맞짱 대결

입력 | 2015-11-18 03:00:00

2015 기업가정신 주간 행사 성료




17일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 더케이호텔에서 권투 형식을 빌린 스타트업 경연대회 ‘Get In The Ring’ 한국 예선전이 열렸다. 이 행사는 16, 17일 양일간 개최된 기업가정신 주간 행사 중 하나다.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 제공

“라운드 원, 피칭(Pitching·아이디어 설명회) 띵 띵 띵.”

1라운드를 알리는 종소리가 세 번 울리자 스타트업 소속 직원이 무대 가운데로 올라왔다. 주어진 시간은 25초.

“응급실에 의식을 잃은 환자가 긴급 이송됐을 때 환자의 기존 진료 내용과 상태 정보가 없다면 의사는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습니다.” 긴장된 얼굴이었지만 또박또박 영어로 사업 내용을 설명했다. 지난해 위치정보시스템(GPS)과 환자 의료 정보, 스마트폰 푸시(Push) 알람을 결합한 서비스인 ‘구해줘(Help)’를 개발한 스타트업 ‘헬퍼’ 직원 이정영 씨(23·여)였다. 구해줘는 등록된 중증 환자가 응급실에 올 경우 환자 정보가 자동으로 의사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에 뜨도록 하는 서비스다.

16, 17일 이틀간 서울 서초구 바우뫼로 더케이호텔에서 한국청년기업가정신재단이 주최하고 중소기업청과 미래창조과학부, 벤처기업협회 등이 후원하는 ‘2015 세계 기업가정신 주간(GEW·Global Entrepreneurship Week) 행사’가 열렸다. GEW는 세계 각국의 기업가정신을 나누고 확산시키기 위해 미국 카우프먼 재단의 후원으로 매년 11월 셋째 주 세계 각국에서 동시에 개최되는 행사다. 한국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렸다.

행사 이틀째인 17일에는 글로벌 스타트업 경연대회인 ‘Get In The Ring(GITR)’ 한국 예선전이 열렸다. 전 세계 64개국이 참여하는 GITR는 2012년부터 개최된 글로벌 경연 대회로 권투 경기 형식을 빌렸다. 사각의 링 안에 스타트업 대표자 두 명이 들어가 1 대 1 배틀 형식으로 경쟁을 벌인다. 총 5라운드로 구성돼 자기소개, 판매 전략, 사업 모델 등 5라운드로 나눠 발표가 번갈아 이어진다. 라운드별 평가를 통해 최고 점수를 딴 스타트업은 내년 1월 한국에서 열릴 동아시아 GITR 예선에 출전하게 된다. 이날 예선에는 헬퍼를 비롯해 11개 팀이 출전해 아이디어를 선보였다.

창업 실패와 재기 경험을 가진 한국 스타트업 대표들이 나선 ‘재도전 콘퍼런스’와 국내 여성 기업가와 여성, 청소년 간 대화로 이뤄진 ‘글로벌 여성기업가정신의 날’ 행사 등도 마련됐다. 2013년 세계 최소 불꽃감지기를 개발한 아이알티코리아 유정무 대표는 50대에 전자부품 가공업체를 창업했다가 도산한 뒤 대리운전,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했던 경험을 나눴다. 유 대표는 “자금이나 기술력, 인프라를 넘어 결국 사업의 핵심은 정신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며 “힐링캠프 참여와 명상을 통해 과거를 철저히 반성한 뒤에야 중소기업청의 재창업자금을 지원받아 일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번 GEW 행사의 슬로건은 ‘창조경제의 미래를 열어라! 글로벌 기업가정신’.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16일 개회식에서 “기업가정신은 새로운 시장과 가치를 창조함으로써 국가와 사회 전체에 용기와 희망을 주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해 온 불굴의 기업가정신이 오늘날 한국경제를 이룩했다”고 강조했다.

곽도영 기자 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