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北과 일정 놓고 막바지 협상… 北조선중앙통신 “확정 앞둔 과정” “潘, 9월 北이수용에 의사 전달”… G20서 朴대통령에게 설명한 듯
유엔과 북한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 일정을 놓고 막바지 협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협상은 이번 주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결과에 따라 반 총장의 방북은 이르면 22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폐막 직후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 소식통은 17일 “반 총장의 일정이 많은 이번 주에 방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반 총장이 참석하는 EAS 정상회의가 끝난 뒤 반 총장의 방북과 관련한 중요한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스테판 뒤자리크 유엔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반 총장은 유엔 최고관리자 조정 이사회 보고를 포함해 이번 주 일정이 꽉 차 있다”고 말했다. 19일 뉴욕에서 열리는 이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반 총장은 터키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후 뉴욕으로 복귀했다가 21일 다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해 22일까지 머문다. 북한과의 협상이 속도를 낼 경우 말레이시아에서 바로 방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유엔 측이 ‘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북한과의 협상이 현재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도 17일 “반 총장의 평양 방문 건은 아직 확정 과정 중에 있으며 현재 더이상 구체적인 사항을 모른다”고 보도했다. 방북 협상이 마무리 단계임을 시사한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반 총장이 정확히 언제 얼마 동안 북한을 방문하고 누구를 만날지는 미정”이라고 설명했다. 반 총장은 5월 북한 개성공단 방문을 공식 발표했다가 북한이 막판에 거부해 방북하지 못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은 반 총장의 방북과 관련한 사전 설명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반 총장은 앞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여러 차례 만났다.
마닐라=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