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잠깐, 일반쓰레기통에 캔-병은 안돼요

입력 | 2015-11-18 03:00:00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11월의 주제는 ‘공공 에티켓’]<220>공공장소에서도 분리 배출을




16일 오후 서울대 학생회관 주변에 설치된 재활용 분리 배출 쓰레기통. 분리하지 않고 버린 쓰레기들로 가득 차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16일 오후 2시 서울대 학생회관 앞 벤치. 학생들은 종이컵에 든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즐기고 있었다. 점심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학생은 급하게 빵과 음료수를 먹기도 했다. 10여 분의 휴식이 끝난 후 학생이 들고 있던 쓰레기가 향한 곳은 ‘일반쓰레기’ ‘종이류’ ‘캔·병’ ‘플라스틱류’로 나누어진 분리수거통. 커피를 마신 학생의 손에 있던 종이컵은 캔 수거함으로 향했다. 다른 학생은 음료수 캔과 빵 비닐봉지를 가까운 플라스틱통에 넣었다. 1시간 동안 쓰레기통을 이용한 26명 중 분리 배출을 제대로 한 경우는 12명에 불과했다.

다음 날 오전 10시. 환경미화원들은 쓰레기통을 모두 바닥에 뒤집었다. 마구 뒤섞인 쓰레기들을 재활용 품목별로 분류했다. 미화원 최분조 씨(64·여)는 “재활용통에 제대로 넣는 경우는 20∼30%밖에 안 된다”며 “재활용통에서 주삿바늘 같은 실험도구가 나와 위험할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서울대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광경이 아니다. 터미널, 영화관, 놀이공원 등 공공장소에서도 쉽게 볼 수 있다. 영화관에 근무하는 황모 씨(23·여)는 “관람객들이 영화가 끝난 후 콜라병과 팝콘 박스를 재활용통에 버리지 않아 다음 상영시간까지 분류하는 데도 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부 영화관은 아예 쓰레기 분리수거를 위한 전담 직원까지 두고 있다.

공공장소 재활용품 분리수거는 쓰레기양을 줄이기 위해 1995년 종량제 봉투 도입과 함께 지방자치단체별로 실시되고 있다. 일반쓰레기와 섞어서 배출하면 과태료 10만 원을 내야 하지만 공공장소에서는 단속이 어려워 이를 제대로 지키는 사람이 거의 없다.

공공장소 분리수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 지자체의 노력도 다양하다. 부산 수영구는 2013년 ‘말하는 재활용 분리수거 스마트 쓰레기통’을 공원 등에 설치했다. 아이디어를 낸 송영근 계장은 “사람들이 놀라거나 재밌는 반응을 보내며 분리 배출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지자체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이 습관적으로 분리배출을 잘하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