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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실물 찾으러 오세요” 지하철역 직원 기지로 마약사범 검거

입력 | 2015-11-18 17:24:00


지하철역 직원의 기지로 마약사범이 지하철역 현장에서 검거돼 화제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17일 7호선 상동역에서 근무하는 A 씨가 지하철 유실물에서 필로폰을 발견하고 범인을 유인해 경찰과 함께 붙잡았다고 18일 밝혔다.

A 씨는 17일 오후 10시 관제센터에서 파란색 가죽가방이 유실물로 들어왔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넘겨받은 뒤 인적사항을 확인하기 위해 가방을 살폈다. 이 과정에서 소량씩 밀봉된 필로폰과 주사기 2개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40여 분이 지나 부천원미경찰서 형사과 마약팀 수사관 5명이 상동역에 급파됐고 범인 검거 작전에 들어갔다.

A씨는 7호선 종착역인 부평구청역으로 연락해 파란색 가죽가방을 찾는 승객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이 승객의 연락처를 확보해 직접 전화를 건 뒤 가방을 상동역에 보관 중이니 역으로 올 것을 요청했다. 이후 A 씨는 안내센터에서, 사회복무요원 옷을 입고 변장한 경찰관은 고객상담실에서 용의자를 기다렸다.

자정을 넘겨 막차시간이 임박하자 용의자가 유실물을 찾기 위해 상동역 안내센터에 도착했다. A 씨는 그를 고객상담실로 유인했다. 그러나 상담실로 들어온 용의자가 눈치를 채 도주하자 경찰관과 A씨가 달려들어 붙잡았다.

경찰에 붙잡힌 용의자는 파란 가방에 들어있던 필로폰이 자신의 것임을 인정했다. 용의자가 분실한 필로폰은 0.65g으로 21명이 동시에 투여할 수 있는 양이다. A씨는 “범인이 안내센터에 도착해서도 계속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경계를 늦추지 않아 상담실의 형사들에게 반말을 하며 안심시켰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안전하게 지하철을 이용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송충현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