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동력으로 ‘우뚝’
1 인천 연수구 첨단대로 삼성바이오로직스 2공장에서 생산전문 인력들이 상업생산을 앞두고 막바지 성능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2 대전 유성구 대덕연구단지 SK생명과학연구원에서 SK바이오팜 연구원이 신약 후보물질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각 회사 제공
SK바이오팜은 8월 출범한 SK㈜의 100% 자회사다. 기존 지주회사였던 SK㈜와 시스템통합(SI) 전문업체 SK C&C가 합병한 통합법인 SK㈜는 5대 신성장동력 중 하나로 바이오를 꼽고 있다. SK바이오팜은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신약 후보물질들에 대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하면서 조만간 현실화할 ‘한 방’을 노리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각각 최대주주로 있는 삼성물산과 SK㈜가 ‘바이오’에서 기업의 미래를 찾고 있다.
2013년 7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1공장(3만 L)까지 더하면 생산능력은 총 18만 L다. 스위스 론자와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이은 세계 3위 규모다. 특히 미국 BMS(2013년 7월), 스위스 로슈(2013년 10월) 등 세계적 바이오의약품 회사들과 대규모 생산 계약을 맺으면서 24일에는 3공장 기공식도 열린다.
윤호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운영팀장(상무)은 “15만 L 규모 3공장까지 상업생산에 들어가면 생산 규모 면에서는 세계 1위로 올라서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통합 삼성물산이 51.2%, 삼성전자가 46.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의 가장 큰 경쟁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경험이다. 반도체와 바이오의약품은 생산라인 전체를 ‘클린룸’으로 운영해야 하는 데다 수율이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보통 바이오의약품 공장은 착공부터 성능 검증까지 4, 5년이 걸리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를 25개월로 줄였다. 삼성 특유의 스피드 경쟁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
사무동 한쪽에 마련된 실험실은 상업생산 이전의 시험생산은 물론이고 최고 상태의 품질 유지를 책임진다. 박민태 매뉴팩처링 사이언스&테크놀로지(MS&MT)팀 부장은 “실험실은 ‘현장 축소판’으로 설계돼 현장에서 문제가 생기면 석박사급 인력들이 곧바로 해결 방안을 찾아낸다”며 “현재 40여 명인 인력이 연말이면 100명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SK그룹의 신약 개발 사업은 1993년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10년 이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자 그룹 내부에서는 “사업을 접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생각은 달랐다.
최 회장은 2007년 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뒤에도 신약 개발 조직을 SK㈜에 그대로 남겼다. 지주회사의 투자 여력을 발판 삼아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는 의지에서였다. SK㈜는 2011년 사업 조직을 분할해 SK바이오팜을 출범시켰다. 지난해엔 1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했다.
최 회장의 뚝심은 최근 들어 조금씩 성과를 보이고 있다. SK바이오팜이 자체 개발한 수면장애 치료용 신약 ‘SKL-N05’는 6월 임상시험의 마지막 단계인 ‘임상 3상’에 돌입했다. SK바이오팜은 임상 2상부터 미국 대형 제약사 재즈와 기술 제휴를 맺었다. 2017년 임상 3상이 끝나면 2018년부터는 연간 30억 달러(약 3조5100억 원) 규모의 수면장애 신약 시장을 정조준하게 된다. SK바이오팜이 독자적으로 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 ‘YKP 3089’도 임상 2상이 마무리돼 곧 임상 3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SK그룹은 올 4월 SK바이오팜의 자회사로 원료의약품 생산업체인 SK바이오텍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최근 세종시와 투자 양해각서(MOU)를 맺고 내년 3월 첫 생산시설을 착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