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위원장 조계사 은신] “위험하니 내려가라 말하는 순간 보도블록 날아와” 왼쪽 눈 밑 3cm 찢어져 응급수술… 무방비 상태서 각목으로 맞기도
지난 주말 시위대가 던진 보도블록에 맞아 중상을 입고 경찰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정숙현 경위.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일부 시위대가 환풍구 난간을 밟고 경찰 버스 위로 올라오려 했다. 정 경위는 시위 해산도 중요하지만 시민의 안전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의 말이 들릴 수 있도록 쓰고 있던 헬멧을 얼굴 위로 올려 “위험하니 내려가세요”라고 말하는 순간, 시위대가 던진 보도블록이 얼굴로 날아들었다.
머리는 멍했고 중심을 잡을 수 없었다. 3cm가량 찢어진 왼쪽 눈 밑에 손을 대니 피가 흥건했다. 동료의 부축을 받고 인근 병원으로 가 8바늘을 꿰매는 응급수술을 받았다.
지난 주말 광화문 등 도심에서 열린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에서 부상당한 경찰은 113명. 이 중 정 경위처럼 중상을 입은 경찰관이 상당수다.
모상현 순경(31)은 오른 손가락의 힘줄이 끊겨 전치 4주의 부상을 입었다. 지난해 경찰마크를 가슴에 단 모 순경은 광주청 1기동대 소속이다.
모 순경은 7만여 명이 모인 시위 대응을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14일 오후 6시 살수차에 물을 보급하던 모 순경의 발 옆에 쇠파이프가 날아왔다. 그래도 모 순경은 물 보급을 위해 버스 아래로 내려와야 했다. 왼손에 방패를 들고 오른손으로 사다리를 짚으며 내려오던 모 순경의 오른 손에 각목이 날아왔다.
이후 2시간여의 수술이 이어졌다. 세 번이나 마취가 풀릴 만큼 통증이 강했다. “파열된 힘줄을 지그재그로 꿰맸다”는 의사의 설명을 들었다. “범인 잡는 수사관이 되고 싶어 경찰이 됐다”고 말한 모 순경의 오른손은 재활 치료를 마치더라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