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를 말하다’ 책 펴낸 분쟁전문기자 하영식씨
이라크, 이스라엘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등 분쟁 지역을 취재해온 하영식 씨. 하영식 씨 제공
저자 하영식 씨(50)는 각국 분쟁 지역을 주로 취재하는 프리랜서 기자다. 영국 셰필드대를 졸업한 그는 인터내셔널뉴욕타임스(INT·전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 등에 관련 기사를 기고하고 있다. 이라크, 이스라엘 가자지구, 쿠르드족이 IS와 싸우는 시리아와 터키 국경 지역, 지난해 전쟁이 발생한 우크라이나 등을 취재했다.
그는 또 “세계를 경악하게 만든 IS의 참수 행위가 샤리아법(꾸란에서 언급한 원리적인 법)에 따라 사우디에서 1년에 수백 건씩 일어나지만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는 “중동 상황은 매우 복잡해 보이지만, 크게 수니와 시아 종파 간의 경쟁이라는 틀로 봐야 한다”라고 했다. ‘수니파의 나라’ 사우디와 ‘시아파의 나라’ 이란 간의 경쟁과 충돌이 가장 큰 구도라는 것. 시리아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에 대해 서구 언론이 민주와 인권 문제를 거론하고 있지만, 이는 중동 문제에서는 지엽적인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난민 해결과 중동 정세 안정을 위해 국제사회가 IS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만약 이라크가 IS에 의해 계속 수세에 몰리고 수도 바그다드가 그들에게 넘어간다면 이라크와 국경을 맞댄 이란이 IS와의 전쟁에 개입할 것이다.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되면 중동 전체가 거대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것이다.”
IS의 발흥으로 ‘아랍의 봄’으로 불리는 아랍의 민주화 바람이 수그러든 것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그는 “IS가 점령한 곳에서는 민주주의나 자유, 평등이란 단어조차 입 밖으로 꺼내기 힘들다”고 했다.
쿠르드 여성 전사들의 군사훈련 모습. 하영식 씨는 2002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IS와 전쟁을 벌이고 있는 터키와 시리아 접경의 쿠르드족 거주지를 취재했다. 그는 “이곳의 쿠르드 민병대 중에는 여성 전사가 5000여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했다. 불어라바람아 제공
“쿠르드족은 국가를 형성하지 못한 민족 가운데 인구(4000만 명)가 가장 많다. 현지에 가 보니 ‘이런 곳이 지구상에 존재하나’ 싶을 정도로 비참한 삶을 살고 있었다.” 그는 6·25전쟁에 참전한 터키 용사 60%가 쿠르드 용사였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고 했다.
‘전쟁의 참상을 낱낱이 전하고 싶어서’ 분쟁 지역을 취재한다는 그는 다음 목적지를 묻는 질문에 “마음이 가는 대로, 가슴이 뜨거워지면 또 (분쟁 지역으로) 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