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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돔의 기적… 대한민국 4-3 일본

입력 | 2015-11-20 03:00:00


역시 국가대표 4번 타자였다. ‘빅보이’ 이대호(33·소프트뱅크)가 한국 야구 대표팀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것도 일본 야구의 심장 ‘도쿄돔’에서 이뤄낸 쾌거였다.

세계랭킹 8위 한국은 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전에서 9회에만 타자일순으로 4득점하며 랭킹 1위 일본에 4-3으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대호는 2-3으로 한국이 추격한 9회 무사 만루에 타석에 들어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2타점 역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한국은 이후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지만 9회말 수비 때 ‘필승조’ 정대현(37·롯데)과 이현승(33·두산)을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로써 한국 대표팀은 프로 1군끼리 맞붙은 역대 도쿄돔 대결에서 일본에 3승 1패로 앞서 가게 됐다. 한국 프로선수가 출전한 1998년 이후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20승 21패가 됐다.

이날 한국 타자들은 7회까지만 해도 일본 선발 오타니 쇼헤이(21·니혼햄)에게 철저하게 막혔다. 7회초 선두 타자로 나온 정근우가 안타를 치기까지 1루 베이스를 밟은 타자는 2회초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이대호뿐이었다. 8회초에도 5∼7번 타자가 삼자범퇴로 물러나며 영봉패의 위기에 몰렸다.

흐름이 바뀐 건 9회초 대타로 나온 오재원(30·두산)과 손아섭(27·롯데)이 잇달아 안타를 때려내면서부터다. 무사 1, 2루에서 정근우가 좌익수 왼쪽에 떨어지는 2루타로 오재원을 불러들였고, 이용규(30·한화)가 몸에 맞는 공을 얻어내며 무사 만루가 됐다. 여기서 김현수(27·두산)가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한국은 2-3까지 따라붙었다. 이 상황에서 이대호가 바뀐 투수 마스이 히로토시(31·요미우리)를 상대로 역전 결승타를 때려낸 것이다.

한국은 4회말 1사 1, 3루에서 8번 타자 히라타 료스케(27·주니치)에게 좌전 적시타를 얻어맞은 데 이어 유격수 김재호(30·두산)가 다음 타자 시마 모토히로(31·라쿠텐)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실책을 저질러 두 번째 점수를 내줬다. 그 뒤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0-3까지 뒤졌다. 하지만 이후 추가 실점 없이 버티면서 9회 대역전극에 성공할 수 있었다. 한국은 21일 오후 7시 미국-멕시코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도쿄=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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