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돼도 신고 못할 사람 찾아서…” “간 2억-콩팥 1억5000만원 판매”… 밀매조직 12명 구속-35명 입건
‘간 1억 원, 콩팥 5000만 원.’
터미널이나 기차역에서 ‘장기 이식 상담’ 스티커를 보고 전화를 건 사람들은 모두 이런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대부분 급전이 필요한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들이었다. 이들 가운데 최모 씨(22) 등 22명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장기를 팔기로 마음먹고 병원에서 건강검진까지 받았다.
최 씨 등의 장기매매를 알선한 노모 씨(43) 일당은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다. 19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노 씨가 총책을 맡은 장기밀매조직은 중간연결책과 알선책, 모집책 등으로 역할을 나눠 대포폰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은밀히 연락을 주고받았다. 총책 노 씨는 과거 자신의 신장 매매 경험을 바탕으로 범행을 모의했다. 노 씨 일당은 최 씨 등에게 “간은 일부 이식해도 재생된다. 콩팥은 한 개 없어도 생명에 지장이 없다”는 식으로 유혹했다. 이들은 간과 콩팥을 각각 1억 원과 5000만 원에 사들인 뒤 간은 2억 원, 콩팥은 1억5000만 원에 되팔기 위해 매수자를 찾던 중이었다.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