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세계랭킹 상위 12개국 국가 대항전 프리미어12는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둔 일본이 야구의 올림픽 종목 부활을 위해 발 벗고 나서 올해 처음 열렸다. 개막전에서 한국을 0-5로 이긴 일본은 준결승전이 열리기도 전 이미 결승에 진출한 듯 들떠 있었다. 그러나 다른 누구도 아닌 올해 일본 저팬시리즈에서 한국인 최초로 MVP를 차지한 이대호가 역전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자 도쿄돔은 찬물을 끼얹은 듯 침묵에 휩싸였다.
▷한국팀은 역대 최악의 상황에서 출범했다. 단기전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투수진은 도박 스캔들이 겹쳐 최약체였다. 이 대회에서 우승해도 선수들은 병역 혜택도 못 받는다. 주최국 일본은 준결승 날짜를 갑자기 하루 앞당기고 일본인 선심까지 배정했다. 그러나 김인식 감독은 일본의 이런 꼼수를 선수들이 승부욕을 불태우는 계기로 반전시켰다. 무엇보다 “사람이 던지는 건데 왜 못 치겠어, 한번 해봐”라는 말로 침묵의 한국 타선을 끝까지 믿고 격려했다.
송평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