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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의료보험 청구 걱정 마세요” 병원이 알아서 척척

입력 | 2015-11-23 03:00:00

삼성화재 “핀테크서비스 추진”
가입자가 사전에 동의하면 진료기록 보험사로 직접 전송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핀테크 기업 등과 손잡고 진료기록 등 가입 고객들이 실손 의료보험금을 청구할 때 필요한 자료를 병원에서 바로 받는 시스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고객들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병원에서 관련 서류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된다.

2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분당 서울대병원, 핀테크 기업 ‘지앤넷(G&Net)’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실손보험 청구 절차 간소화를 위한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개발이 100% 완료된 상태”라며 “서비스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만 내려지면 소비자들이 바로 시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병원에서 진료비 영수증을 받아 보험금 청구서, 신분증 및 통장 사본, 각종 정보이용 동의서 등과 함께 우편 또는 팩스로 보험사에 보내야 한다. 인터넷으로 접수시킬 경우에도 일일이 서류를 스캔하거나 사진을 찍어 첨부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간도 오래 걸려 가입자의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

삼성화재가 추진하는 방안은 보험 가입자의 동의하에 병원이 직접 진료 관련 서류를 보험사에 보내는 방식이다. 가입자는 복잡한 청구 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보험금 지급 요청 절차가 간편해지면서 소액 진료비 지급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보험연구원이 내놓은 설문 결과에 따르면 1만 원 이하 외래진료비에 대한 실손 의료보험 미청구 비율은 51.4%였다. 김동헌 지앤넷 대표는 “보험사도 보험금 지급과 관련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 있어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보험상품을 개발하고 병원의 과잉 진료에 대한 모니터링도 할 수 있게 된다”라고 말했다.

복지부는 그동안 의료법 21조 ‘진료기록은 제3자에게 제공이 금지된다’는 조항을 근거로 병원들이 보험사에 진료기록을 전송하는 데 난색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1일 새누리당 금융개혁추진위원회는 실손보험금을 온라인으로 청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복지부에 서비스 허용에 대한 유권해석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측면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시작하면 다른 보험사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의료기관과의 MOU를 확대하고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핀테크 서비스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민우 minwoo@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