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핀테크서비스 추진” 가입자가 사전에 동의하면 진료기록 보험사로 직접 전송
손해보험업계 1위 삼성화재가 핀테크 기업 등과 손잡고 진료기록 등 가입 고객들이 실손 의료보험금을 청구할 때 필요한 자료를 병원에서 바로 받는 시스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고객들은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병원에서 관련 서류를 받아 보험사에 제출하는 번거로움을 덜 수 있게 된다.
22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분당 서울대병원, 핀테크 기업 ‘지앤넷(G&Net)’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실손보험 청구 절차 간소화를 위한 시스템 도입을 준비 중이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현재 시스템 개발이 100% 완료된 상태”라며 “서비스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만 내려지면 소비자들이 바로 시범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실손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려면 병원에서 진료비 영수증을 받아 보험금 청구서, 신분증 및 통장 사본, 각종 정보이용 동의서 등과 함께 우편 또는 팩스로 보험사에 보내야 한다. 인터넷으로 접수시킬 경우에도 일일이 서류를 스캔하거나 사진을 찍어 첨부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거쳐야 한다. 시간도 오래 걸려 가입자의 불편이 클 수밖에 없다.
복지부는 그동안 의료법 21조 ‘진료기록은 제3자에게 제공이 금지된다’는 조항을 근거로 병원들이 보험사에 진료기록을 전송하는 데 난색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정치권, 금융당국이 소비자들의 편의를 높이기 위해 실손보험 청구 전산화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11일 새누리당 금융개혁추진위원회는 실손보험금을 온라인으로 청구할 수 있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조만간 복지부에 서비스 허용에 대한 유권해석의 필요성을 설명하는 등 측면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가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서비스를 시작하면 다른 보험사들도 뒤따를 가능성이 크다. 고객을 경쟁사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의료기관과의 MOU를 확대하고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할 수 있는 핀테크 서비스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민우 minwoo@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