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재계 총수 관계는… 이건희 ‘정치는 사류’ 발언 문제 돼 정치자금 혐의 유죄… 다음해 사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1995년 4월 “기업은 이류, 관료는 삼류, 정치는 사류”라는 이른바 ‘베이징(北京) 발언’으로 큰 파문을 던졌다. YS 정권에는 상당히 불편한 발언이었다. 이 회장은 이듬해 노태우 전 대통령에게 정치자금 100억 원을 전달한 혐의로 징역 2년, 집행유예 3년 형이 선고됐으나, 1997년 10월 특별사면복권을 받았다.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김 전 대통령과 14대 대선에서 맞붙은 정적(政敵)이었다. 김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맞선 정 전 명예회장에게 ‘보복’이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큰 수난을 안겼다. 정 전 명예회장은 YS 정부 초기 비자금 조성과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정계 은퇴를 선언해야만 했다. 하지만 그도 유죄 판결 직후인 1995년 8월 경제 살리기 명분으로 사면복권됐다. 김 전 대통령은 사면 후에도 정 전 명예회장과 한 차례도 만나지 않는 등 불편한 관계를 이어 가다 정 전 명예회장이 2001년 3월 타계하고 나서야 “대업을 이룬 분이 가시니 아쉽다”며 ‘사후 화해’를 했다.
LG그룹 총수와는 직접적인 인연은 없다. 하지만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동생인 고 구평회 전 E1 명예회장과는 서울대 동기로 평생 교분을 이어갔다.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구 전 명예회장에게 무역협회장과 월드컵유치위원장 등 굵직한 역할을 맡겨 2002년 한일 월드컵 유치 등의 성과를 이끌어냈다.
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