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 前대통령 서거]“내가 기억하는 YS는…” 눈길끄는 인연 3제 ‘YS는 못말려’ 저자 장덕균 씨
“부인이 그렇게 고생하더니 퍼스트레이디가 됐구먼.”
그러자 YS가 화들짝 놀라며 말했다.
1993년 발간된 유머집 ‘YS는 못말려’(미래사·사진)에 나오는 우스갯소리 중 일부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희화화한 이 책은 방송작가 장덕균 씨가 펴냈다. 장 씨는 22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대통령은 정치 민주화뿐만 아니라 풍자의 민주화에도 크게 기여한 분”이라며 “현직 최고 권력을 코미디의 소재로 가능하게 한 탈(脫)권위주의자였다”고 추모했다.
장덕균 씨
장 작가는 “출간 당시 주위에서 ‘잡혀간다’며 말렸지만, 오히려 대통령께서 ‘재밌게 읽었다’고 얘기했다는 말을 전해 들어 마음을 놓았다”고 말했다. 장 씨의 책이 나온 이후 KBS ‘유머일번지’ 등 TV 코미디 프로그램 등에서도 정치 풍자가 등장하며 문민정부의 출범이 가져온 문화적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유머집은 출간 3주일도 채 안 돼 20만 부가 팔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이후 ‘YS는 못말려 2: YS는 끝내줘’(미래사), 김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를 풍자한 ‘현철이는 YS도 못 말려’(백양출판사), ‘노무현도 못말려’(명상출판사) 등 이 제목을 패러디한 다른 저자의 정치풍자 서적이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민병선 기자 blued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