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고스톱게임 4종 서비스
‘애니팡’ 신화를 이끌었던 선데이토즈가 다음 달 선보일 예정인 ‘애니팡 맞고’. 선데이토즈 제공
국내 모바일 게임 업계가 이 궁금증을 해소시켜 줄 ‘12월’을 주목하고 있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서비스될 모바일 보드게임(고스톱) 4종이 12월에 나오기 때문이다. 보드게임은 성공한다면 카카오의 확실한 돈줄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사행성 논란 및 정부 규제 등 반작용 우려도 크다.
올해 게임업계에 불었던 ‘탈(脫)카카오’ 바람으로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한 카카오. 올해 마지막 반전카드로 김범수 이사회 의장의 ‘전공’이라 할 수 있는 보드게임을 택한 카카오가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3일 국내 최대 게임 전시회 ‘지스타(G-STAR) 2015’에 참석한 카카오 임지훈 대표는 모바일 보드게임 성공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와 함께 보드게임 출시를 준비하는 곳은 총 4곳. 선데이토즈, 조이맥스, 엔진, 파티게임즈다. 이 가운데 ‘국민 게임’으로 불린 애니팡으로 카카오와 모바일 게임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데이토즈 이정웅 대표는 “3년 전 애니팡 신화 이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반면 업계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모바일 보드게임이 1600억∼2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과 ‘대형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유행하는 현 상황에서 파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엇갈린다. 실제 모바일 게임 시장 1차 전성기가 쉽고 가벼운 캐주얼 게임으로 시작됐다면 지금은 수백억 원대 게임 개발비를 투입한 블록버스터급 게임이 시장을 지배하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보드게임은 애니팡 이후 마땅히 할 만한 게임을 찾지 못한 40, 50대 이용자나 캐주얼 게임 선호 이용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잠재력을 가졌다”면서도 “1일 구매한도, 분기별 본인인증 등 정부 규제가 세세히 마련돼 있어 한계가 분명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바일 보드게임 개발자들이 가장 고민하는 부분도 ‘규제’다. 맞고는 새로운 규칙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바꿔 말해 게임 개발 자체에 큰돈이 들지 않는다. 누가 정부 규제를 교묘히 피하면서 이용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해법을 찾았는지가 관건이다.
현재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을 통한 웹보드 규제안을 보면 △상대방 선택 금지 △1개월 게임머니 구매한도 30만 원 제한 △게임머니 사용한도 회당 3만 원 △1일 10만 원 손실 시 24시간 접속 제한 △분기별 1회 의무적 본인인증 등 규제가 까다롭다.
이 가운데 보드게임 개발자들이 풀어야 할 핵심 과제는 ‘상대방 선택 금지’다. 캐주얼 게임 유저들에게는 ‘카카오톡 친구들과 함께 즐긴다’는 인식을 주는 것이 필수적인데 현행법대로라면 카카오톡 친구와 맞고를 칠 수 없다. 선데이토즈 측은 “같이 할 수는 없더라도 작은 금액이라도 게임머니를 주고받고 승률을 겨루면서 경쟁하는 구도를 만들어 최대한 함께한다는 느낌을 주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실시간 채팅 기능을 도입하는 한편 카카오톡 이모티콘으로 ‘축하해’ ‘앗 이게 뭐지’ 등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카카오 게임하기를 통해 각각 게임을 선보이는 4개사의 경쟁도 치열하다. 보드게임 특성상 이용자 충성도가 높기 때문에 초반 경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반 순위표가 향후 깨기 힘든 경쟁구도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사행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 당분간 보드게임은 고스톱류에만 집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