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선 열흘 전 서울 도심을 마비시킨 ‘민중 총궐기 투쟁대회’를 놓고 여야 공방이 벌어졌다. 야당 의원들은 “시위대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경찰의 진압이 과잉이었다고 비판한 반면에 새누리당 서청원 의원은 “우리가 민주화운동 할 때는 맨몸으로 했지 한 번도 도구를 이용한 적이 없다”며 “민주노총 사무실 압수수색에서 쇠파이프 밧줄 등이 나왔다는 것은 폭력시위를 하려고 사전에 모의했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21일 서울 정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본부 등의 경찰 압수수색에서 경찰의 무전기와 헬멧, 손도끼와 해머, 절단기가 나온 것은 경악할 일이다. 민노총에선 손도끼가 캠핑용이고, 해머는 ‘얼음 깨기 퍼포먼스’에 썼다며 “경찰이 폭력적 이미지를 씌운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시위 당일 민노총 본부에서 시위 현장까지 밧줄, 철제 사다리, 쇠파이프 같은 ‘시위 도구’를 차량 3대로 운반한 사실이 드러났다. 도끼와 해머가 시위와 관련 없다는 민노총의 해명을 믿기 힘든 이유다.
14일 얼굴을 가리고 청와대 진출을 시도한 시위대의 난동으로 경찰관 113명이 부상하고 차량 50대가 완파 또는 반파됐다. 이슬람국가(IS)의 테러에서 보듯 얼굴을 감추면 더 과격해지는 경향이 있어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와 미국의 15개 주에선 복면 시위를 법으로 금지한다. 이번에 새누리당이 복면 금지법 추진을 밝히자 새정치민주연합은 차량이나 컨테이너로 시위대 통행을 차단하는 ‘차벽’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법안 발의로 맞서고 나섰다. 진선미 의원은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시위에 대해 “차벽으로 집회 시위의 자유가 침해됐다고 보고 저항권이 발동된 것”이라고 옹호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