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사각 위기의 가정에 ‘희망의 손길’을]<2>최영자 할머니의 다시 서기 몸 아파 일도 못하고 불어나는 병원비 막막할 때…
최영자 씨가 혼자 살고 있는 자신의 원룸에서 설거지를 하고 있다. 최 씨는 고령과 질환으로 일을 못 하게 되면서 생계에 타격을 입었지만 위기 가정 지원 사업을 통해 위기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었다. 강릉=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몸이 아프기 전까지는 기초연금과 가사도우미, 청소 등으로 한 달에 90만 원 정도 벌었다. 넉넉하진 않지만 혼자 지내기엔 충분했다. 하지만 일을 못 하게 되면서부터 조금씩 모아 놓은 돈을 병원비로 쓰는 바람에 거의 바닥나고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최 씨의 한 달 평균 지출액은 원룸 월세(20만 원)와 공과금, 주·부식 구입비 등을 합쳐 30만∼40만 원이다. 일을 하지 못하면 수입은 기초연금 20만 원뿐이다. 다달이 적자일 수밖에 없다. 36세에 남편과 사별하고 힘겹게 5남매를 키웠지만 자식들 역시 형편이 어려운 탓에 도움을 기대할 수도 없다.
이웃 주민의 소개로 강릉종합사회복지관의 도움을 받아 신청했다. 심사를 통해 수혜 대상으로 선정돼 월 30만 원씩 3개월 치에 해당하는 90만 원을 9월에 받았다. 일반인에겐 대수롭지 않은 금액일 수 있지만 하루하루를 걱정하던 최 씨에게는 생명수와도 같은 돈이다.
“정말 말도 못 하게 고마웠지요. 우체국에 가서 돈을 찾는데 어찌나 감동이 오던지 몰라요. 태어나서 공돈이라는 것을 받아 본 적이 없는데…. 죽을 때까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 겁니다.”
최 씨는 기초연금과 지원금을 아껴 쓰면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후는 여전히 뾰족한 대책이 없다.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지 자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귀도 잘 들리지 않고 무릎도 아파 오래 서 있기조차 힘들다. 방광염 때문에 병원도 계속 다녀야 한다.
주위에선 사회복지기관이 운영하는 양로원에 들어갈 것을 권하지만 최 씨는 힘닿는 데까지 혼자 살아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최 씨는 요즘 지인들의 김장을 도우며 약간의 용돈을 받고 있다. 다니고 있는 교회를 비롯한 주위의 도움도 그에겐 큰 힘이 된다고 한다.
위기의 순간 최 씨를 구해 준 위기 가정 지원 사업 신청 문의는 중앙위기가정지원 콜센터(1899-7472) 및 홈페이지(http://18997472.or.kr)에서 가능하다. 후원 문의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콜센터(080-890-1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