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의 ‘뇌관’인 가계부채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사상 최대폭으로 증가했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166조 원으로 6월 말(1131조5000억 원)보다 34조5000억 원(3.0%) 증가했다. 가계부채의 총액 및 분기별 증가폭 모두 한은이 가계부채 통계를 작성한 2002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1년 전인 작년 9월 말과 비교하면 106조6000억 원(10.4%) 불어난 수치다.
가계부채의 증가는 금융권의 저금리와 부동산 경기 회복, 정부의 정책 효과 등이 한꺼번에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 가운데 2분기(4~6월) 32조7000억 원이 늘어난 가계대출은 3분기(7~9월)에도 30조6000억 원이 불어나며 급증세를 이어갔다.
가계빚의 일부를 차지하는 판매신용(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 역시 올 3분기에만 3조9000억 원이 불었다. 한은 관계자는 “판매신용의 증가는 한국 경제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에서 벗어나고 정부의 소비확대 대책이 이어지면서 전반적인 가계 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르면 다음달 미국의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국내 시중금리도 시차를 두고 함께 오르면서 가계빚 중 상당 부분이 부실화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은행권은 금융회사의 대출심사를 강화하고 원금 분할 상환을 유도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내년부터 시행키로 하고 현재 세부 가이드라인을 조율 중이다.
유재동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