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 구단면접서 막판 뒤집기 성공
유력했던 캐플러 제치고 다저스감독
친정팀·유색인종 선호 배경도 한 몫
LA 다저스의 새로운 선장이 결정됐다.
MLB닷컴, ESPN, LA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23일(한국시간) LA 다저스가 마이애미 말린스로 떠난 돈 매팅리 전 감독을 대신할 신임 사령탑으로 데이브 로버츠(43) 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벤치코치를 선임했다고 보도했다. 구단 내부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앤드루 프리드먼 사장과 파한 자이디 단장의 지지를 받은 게이브 캐플러(40) 다저스 마이너리그 팜 디렉터가 가장 유력한 사령탑 후보였지만, 막판에 뒤집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시즌까지 2년간 샌디에이고 벤치코치를 지내는 동안 선수단과 친화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던 로버츠 신임 감독은 다저스 구단과의 면접에서도 이 부분에서 후한 점수를 받아 메이저리그 감독의 꿈을 이루게 됐다.
● 왜 로버츠인가?
우선 다저스와의 인연이 크게 작용했다. 로버츠와 캐플러 모두 LA에서 대학까지 다녔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로버츠는 UCLA, 캐플러는 UC플러튼 출신이다. 그러나 프로선수가 된 이후 캐플러는 다저스와 아무런 연관이 없었던 반면 로버츠는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하기 전인 2002년부터 2004년까지 2년 반 동안 다저스의 중견수로 활약했다. 일본 오키나와 태생인 로버츠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에서 태어났다. 다저스는 사상 최초의 유색인종인 재키 로빈슨이 뛰었던 구단으로, 늘 인종의 다양성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구해왔기 때문에 유태인 혈통의 백인 캐플러보다는 로버츠의 배경이 오히려 더 유리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
● 로버츠의 스타일은?
매팅리 전 감독이 메이저리그를 호령한 슈퍼스타 출신인 것과는 달리 로버츠는 1994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8라운드에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 지명됐을 정도로 크게 주목 받지 못하던 선수였다. 마이너리그에서 오랜 기간 머무른 뒤 1999년에야 빅리그로 승격돼 백업선수로 전전하다 다저스로 이적한 2002년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2004년 레드삭스의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였지만 주로 대주자로 뛴 그는 파드리스를 거쳐 자이언츠에서 은퇴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5개 팀들 가운데 3개 팀에서 활약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2015시즌 다저스는 187개의 홈런을 때려 내셔널리그 1위이자 전체 5위에 랭크됐다. 그러나 팀 득점(667)은 전체 19위에 불과했다. 이는 특별한 작전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단적인 예로 다저스가 성공시킨 도루는 고작 52개에 불과했다. 매팅리 전 감독과 달리 로버츠 신임 감독은 현역 시절 자신의 스타일처럼 기동력을 최대한 살리며 팀플레이를 앞세우는 야구를 추구할 전망이다.
무어보다 로버츠 신임 감독이 해결해야 할 최고의 과제는 선수단의 화합이다. 고액 연봉자가 넘쳐 나는 다저스의 팀 케미스트리를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최근 화두로 떠오른 야시엘 푸이그의 처리방안에 큰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손건영 스포츠동아 미국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