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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소년’ 송유근 논문 표절…美천문학회 “논문 철회”

입력 | 2015-11-25 10:06:00


최연소 박사학위 졸업을 앞둔 송유근 군(17)의 10월 미국천체물리학회지 게재 논문이 취소(retracted)결정을 받았다. 송 군에게 박사학위를 수여할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학위 취득 요건에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제1저자 논문 1편 이상’이 있어 내년 2월 졸업이 불투명해진 상태다

미국천문학회는 송유근 군과 박석재 전 한국천문연구원 원장이 낸 10월 10일자 논문이 2002년 박 전 원장의 학술대회 발표자료(프로시딩)를 표절했다며 논문 게재를 취소하겠다고 24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박 전 원장의 2002년 발표자료는 아시아 태평양 이론물리센터(APCTP)에서 학술대회 발표자료를 묶어 만든 책인 ‘블랙홀 천체물리학(Black Hole Astrophysics)’에 실려 있다.

미국천문학회는 “과학자들은 흔히 컨퍼런스 발표자료를 피어리뷰(동료 심사) 저널에 기고하기 전 초안을 내는 용도로 사용한다”면서도 “이번 경우 2002년 책에 실린 내용과 2015년 송 군의 논문은 대다수 겹친다”고 철회 이유를 밝혔다.

미국천문학회는 또 “2015년 논문은 2002년 (박 전 원장의) 글을 인용하지 않았으며, 이는 피어리뷰 과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며 “논문 저자들은 관련 있는 문헌을 인용하는 게 의무이며 특히 그 문헌의 희소성이 큰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사위원들은 편집장에게 ‘송&박 2015’를 철회할 것을 권고했고 철회공지에는 미국천문학회(American Astronomical Society) 저널 윤리규정의 수정본을 포함하도록 권고했다.

국내에서는 지난 20일 디시인사이드와 클리앙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 송 군의 천체물리학저널 논문이 지도교수인 박석재 전 원장의 2002년 발표자료를 표절했다는 글이 올랐다. 처음 표절의혹이 제기됐을 때 박 원장은 본인의 블로그를 통해 해명했다. 2002년 자신의 논문은 ‘논문’이 아닌 발표자료라는 것이 한 가지 이유고 재규명한다(revisited)고 명기했다는 것이다. 21일 박 원장 블로그에 올라온 마지막 해명 글에서는 “남의 논문을 베낀 것도 아닌데 왜 표절이라는 단어를 써 매도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천체물리학회지에서 공식답변이 있을 것이니 그 결정에 따르도록 하자”고 밝혔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