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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매거진]‘우아한 루이까또즈’ 모던 스타일로 젊은 고객층 확보 나선다

입력 | 2015-11-26 03:00:00

[Style]‘루이까또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간호섭 홍익대 교수




지난달 중국 상하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루이까또즈 브랜드 탄생 35주년 기념파티에서 이 브랜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가 모델들과 포즈를 취했다. 루이까또즈 제공


우리는 패션계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그동안 지켜봐왔다.

샤넬의 카를 라거펠트, 루이뷔통의 마크 제이컵스, 구치의 톰 포드, 발망의 크리스토프 데카르냉…. 사실 글로벌 패션 은하수에서 브랜드의 갈 길을 정하는 몫은 온전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에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는 브랜드의 콘셉트를 정하고 홍보, 광고, 디자인까지 모두 총괄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마법을 부리는 패션 생태계에 ‘루이까또즈’도 추가해야겠다. 올해부터 간호섭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과 교수(45)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은 루이까또즈가 확 달라졌다. 그를 18일 만났다.

올해 루이까또즈 가을 겨울 광고 캠페인.


자리에 앉자마자 그는 루이까또즈의 올해 가을겨울 광고 캠페인 사진들을 꺼내 보여주기 시작했다. ‘불과 얼음의 땅’으로 불리는 아이슬란드의 비크에서 찍은 자연은 신비로운 분위기가 물씬했다. 화산재가 뒤덮인 검은 모래 해변과 얼음덩어리. 이 현장을 진두지휘했던 그는 거울이라는 인공적 오브제로 몽환적 분위기를 극대화했다.

―왜 거울인가.

“루이까또즈는 프랑스어로 루이14세다. 그가 누구인가. ‘태양왕’으로 불리며 프랑스 역사상 가장 강력한 권력을 가졌던 왕이다. 그를 상징하는 태양에서 베르사유 궁전 내 거울의 방을 떠올린 뒤 루이까또즈의 패션DNA를 ‘빛’으로 도출해냈다. 빛의 재발견이랄까. 빛은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띤다. 루이까또즈도 그렇게 될 수 있다.”

간호섭 교수는 루이까또즈의 새로운 패션 DNA를 빛으로 삼고 거울을 활용해 형상화했다.


루이까또즈는 프랑스 태생의 국내 브랜드이다. 1980년 프랑스 기업 ‘크레시옹 드 베르사유’가 파리에서 이 브랜드를 만든 후 1990년 태진인터내셔널이 국내 라이선스 사업권을 따내 생산하다가 2006년 프랑스 본사를 아예 인수해 국내 브랜드로 거듭났다.

―왜 광고 비주얼에 그토록 공을 들였나

“소비자들의 뇌리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바꾸는 가장 효과적 방법이다.”

―서양 여자와 한국 남자가 모델이다.

“과거 동양 남자의 이미지는 공부만 하고 운동은 못하는 ‘범생이’ 이미지에 그쳤다. 서양 여자와 동양 남자의 조합도 거의 없었다. 그런데 요즘 잘나가는 한국 남자 모델은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수천 개를 받는 ‘월드 스타’이다. 기존 선입관을 깨고 싶었다.”

―교수 이외의 대외적 활동을 많이 해 왔다. 이번에도 직업적 ‘외도’ 아닌가.

“나는 될 수 있는 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싶다. 단, 패션의 연장선상에 있지 않은 것은 없다. 화장품 ‘오딧세이 스포츠’ 용기 디자인, ‘페리에주에’ 샴페인 디자인 협업,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유니폼 디자인, 케이블TV 신진 디자이너 발굴 프로그램 심사위원 등 패션에 대한 열정을 총체적으로 담을 수 있는 자리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라고 생각한다.”

―루이까또즈는 프랑스 브랜드 ‘까르띠에’를 닮은 자주빛 가죽, 이후엔 로고 패턴으로 디자인 변화를 겪었다. 이번에 보니 깔끔한 파스텔톤 토트백, 군복무늬 남성백 등이 눈에 띈다.

“정확하다. 어느 날 돌아보니 루이까또즈 고객층도 브랜드와 함께 나이가 들었다. 변하지 않는 우아함을 지키면서 신선한 비주얼과 젊은 트렌드를 접목해 고객층을 확대하겠다.”

―중국에서도 반응이 좋다고 들었다.

“2년 전부터 중국 백화점과 명품 온라인 쇼핑몰에 입점하며 적극적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루이까또즈 브랜드 탄생 35주년이다. 지난달 중국 상하이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념파티를 열었더니 중국 바이어와 유명인사 등 65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루이까또즈는 자체 제작 의상으로 처음 패션쇼를 열었다. 중국 패션 관계자들이 루이까또즈를 고급스러운 토털 브랜드로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

―올해부터 소녀시대-태티서가 루이까또즈 모델로 활동하던데….

“한류 스타만큼 반짝이는 ‘빛’이 또 있을까.”

그의 말을 듣고 다시 루이까또즈 신제품들을 보니 모던한 느낌의 메탈릭 가죽 백이 눈에 띄었다. 간호섭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눈빛처럼 그 가방도 빛나고 있었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